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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넷플릭스 공판, 망사용료 산정방식·주체 두고 또 격돌 [IT돋보기]


재판부 "ETRI·KISDI 등 국책연구기관 우선 고려" vs 넷플릭스, 외국계 사설 컨설팅 추천

[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12일 진행된 공판에서도 망 이용대가 감정방식 산정 주체를 두고 견해 차이를 이어가며 공회전했다.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가 추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 연구기관에 감정 요청서를 보내 적합한 감정인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오후 4시 30분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부장판사 김유경·황승태·배용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 10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고등법원. [사진=아이뉴스24 DB]
12일 오후 4시 30분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부장판사 김유경·황승태·배용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 10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고등법원. [사진=아이뉴스24 DB]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부장판사 김유경·황승태·배용준)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 10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망사용료를 산정할 경우 그 방식과 주체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제 8차 변론기일에서 SK브로드밴드는 감정 대상과 동일 혹은 유사한 대상의 가치를 비교해 대가를 산정하는 '거래사례비교법'을 통해 망 사용료를 계산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이용대가(요금)와 유사한 방식으로 산정하자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감정기관으로 이전에 추천했던 3개 기관 중 삼도회계법인을 제외한 ETRI와 KISDI가 적합하다는 의견서를 다시 제출했다. 두 기관은 모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연구기관이다.

SK브로드밴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터넷 망 상호접속의 대가인 접속통신료를 원가적 접근 방식에 따라 산정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의 위탁을 받은 ETRI와 KISDI가 ISP의 인터넷 망 원가를 기준으로 적정한 망 이용대가를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본망 원가와 가입자망 원가를 모두 합산한 원가를 ISP가 송수신하는 트래픽의 총량으로 나눠 계산하는 방식 등으로 적정한 접속통신료를 산정하는 것을 참고해 망사용료를 산정하자는 것이다.

재판부도 두 기관을 우선 고려한다는 데 동의했다. 재판부는 "ETRI와 KISDI는 국책연구기관인 만큼 공공성, 중립성, 전문성이 있다는 점을 원고인 넷플릭스 측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에 감정 요청서를 보내 적합한 감정인이 있는지 알아본 후 원고·피고의 감정 내용을 동일인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다만 "원고·피고 양측의 감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넷플릭스 측이 추천한 개인도 감정 주체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감정기관으로 어낼리시스 메이슨, 플럼컨설팅 등 외국계 사설 컨설팅 업체와 우지숙 서울대학교 교수, 강병민 경희대학교 교수, 전응준 법무법인 린 변호사 등 3명의 국내 전문가를 추천했다.

넷플릭스 측 변호인은 "국책기관이어도 특정인이 감정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들과 유사한 수준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대학 교수, 국책기관에서 근무했던 변호사 등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감정신청서에서 국내 ISP들이 해외에서 해외콘텐츠제공사업자(CP), 콘텐츠전송네트워크사업자(CDN)와 피어링(네트워크 연결)할 때 대가를 지급했는지 여부, 피고가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지급받는 인터넷 접속서비스 비용 등 5가지 정보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신청한 감정신청서 중 감정이 꼭 필요한 부분들을 좁혀 달라"면서 "동시에 현재 제출된 감정 내용 중 피고가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피고의 확인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오는 26일까지 감정 신청에 대한 정보제공 가능여부를 전달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측은 이를 참고해 다음달 23일까지 최종 감정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추후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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