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과 경찰의 MBC 압수수색과 관련해 "보수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정권의 '언론장악 DNA'가 또 한 번 발현됐다"며 "말로는 자유를 부르짖으면서 '언론의 자유'는 아무렇지 않게 짓밟고, 언론을 권력의 발밑에 두려는 욕망을 감추질 못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 면직과 관련해서는 "부당하고 위법적인 면직"이라며 "방통위원장 한 명 솎아내려 없는 죄를 만들어 기소하고 잘라냈다. 이명박 정권 시절의 'KBS 정연주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MBC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기자와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명백한 언론탄압이자 수사권을 동원한 사적 보복"이라며 "인사청문 자료를 바탕으로 한 수많은 보도에도 전례 없는 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무력화시키는 검찰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포함해 보수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30일)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한 위원장을 면직 처리했다. 한 위원장은 예정된 임기(7월 말)를 두 달여 앞두고 직을 내려놨다.
또한 경찰은 전날(30일) 한동훈 법무부장관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MBC 소속 임모 기자의 자택과 MBC 보도국 등을 압수수색했다. 임 기자는 민주당 당원으로부터 한 장관과 가족들의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 국회 인사청문회 자료로 추정되는 파일을 전달받은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를 받고 있다.
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과 고민정·민형배·정필모·이해식·이형석 의원 등은 MBC 압수수색과 관련해 이날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윤희근 경찰청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의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통령실과 사전 소통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조 의원은 "이번 압수수색은 언론의 자유와 취재의 자유에 대해 정면으로 거스르는 아주 심각한 행위"라며 "윤 청장을 만나 언론인의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취재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2008년 8월8일 KBS 근무 당시 경찰들이 사복을 입고 난입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때도 보도국에는 진입하지 않았다"며 "경찰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정권에서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MBC 압수수색은) 명백한 과잉 수사이자 언론탄압"이라며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언론장악 시도를 본격화한다면 국민 분노를 피할 수 없다. 지금 당장 언론장악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MBC 보도국장 출신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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