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전국대학생위원회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가 강성지지층(개딸)의 공격을 받은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을 옹호하자 친명(친이재명)계는 양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공격에 나섰다. 대학생위원회 사태가 계파갈등으로 비화되면서 당내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임지웅 민주당 고양정 대학생위원장을 비롯한 당 청년 권리당원 512명은 31일 국회에서 양소영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은 친명계 민형배 의원이 주선했다.
이들은 "양 위원장과 전국대학생위원회는 시·도당 대학생위원장의 명의를 도용해 기자회견을 감행하고 민주당 대학생 당원을 향한 불신을 키웠다"며 "양 위원장은 명의도용 문제에 대해 윤리위원회에 자진 출석해 소명하고, 당원의 의사를 무시한 데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 12일 전국 시·도당 대학생위원장들과 함께 김남국 코인 논란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이에 강성지지층 일부는 온라인상에서 양 위원장을 비롯한 대학생위원회 관계자들을 공격했다. 일각에서 양 위원장이 일부 시·도당 대학생위원장들의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양 위원장에 대한 강성지지층의 비판은 거세졌다.
민형배 의원은 "대학생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기성정치와 연결시켜선 안 된다"며 계파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양 위원장을 향해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김남국 코인 논란)에 기습 기자회견을 강행하는 등 '동지를 팔아 자신을 키우는' 정치 행태를 보였다"며 강성지지층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위원장은 "(찬반이 아닌)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걸 말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위원회를 둘러싼 계파갈등 양상은 심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홍영표 의원을 필두로 한 비명계는 지난 25일 당 의원총회에서 양 위원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의총 결의문을 추진하려 했으나 친명계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특히 김용민 의원이 의총에서 '김남국 의원처럼 대학생위원회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비명계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30일) 라디오에서 "김용민 의원의 발언 때문에 (양 위원장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의총에서 채택하지 못했다"며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전날(30일) 본회의장에서 자신을 공개 비판한 조 의원에게 사과를 촉구하다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저와 양소영 위원장이 싸움을 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드시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며 비명계를 향한 경고성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계파갈등 확산을 막기 위해 지도부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민주당 청년 정치인은 통화에서 "정치 팬덤(강성지지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대를 향한 과잉 공격은 문제다"라며 "이 문제가 계파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지도부가 (극단적 행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친명이든 비명이든 자기 편에 좋은 말만 하는 행태를 끊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당원들 앞에서 대의원제 폐지 주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계파갈등의) 여지를 키우지 않았느냐"라며 "지도부가 (당내 현안에 대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4일 당원과의 소통 행사에서 강성지지층이 선호하는 '대의원제 폐지' 주장을 옹호한 바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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