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폴더블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조만간 롤러블(슬라이더블)폰 시장도 열릴 전망이다. 폼팩터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중국 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나선 상태로, 폼팩터 혁신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폼팩터 혁신으로 새로운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롤러블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폼팩터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8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롤러블폰의 경우 LG전자가 최초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LG전자가 모바일 사업부를 철수하면서 롤러블폰은 빛을 보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CES 2021'에서 롤러블폰 시제품을 공개하고, 같은 해 4월 전파인증을 획득하는 등 제품 출시에 적극 나선 바 있다.
폴더블폰을 빠르게 안착시킨 삼성전자도 롤러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 부사장은 지난해 9월 'IFA 2022'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롤러블·슬라이더블폰은 오랫동안 보고 있는 제품으로, 확신이 섰을 때 시장에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미 슬라이더블폰과 관련한 특허를 다수 출원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공급처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슬라이더블과 관련한 기술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해 초 'CES 2023'에서도 폴딩, 슬라이딩이 모두 가능한 '플렉스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아직 기본 '바' 형태만 고집하고 있는 애플도 새로운 폼팩터를 준비 중이다. 애플은 폴더블은 물론 롤러블 관련 특허를 잇따라 출원한 바 있다.
애플이 출원한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왼쪽과 오른쪽에 고정된 원형 롤러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가 확장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향후 해당 기술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도 잇따라 롤러블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모토로라, 오포, 샤오미 등이 롤러블폰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모토로라는 지난 2월 말 'MWC 2023'에서 롤러블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모토로라의 롤러블폰 시제품은 옆이 아닌 위아래로 확장되는 형태로, 제품 외관은 작지만 화면을 키워 사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샤오미는 최근 롤러블폰과 관련해 특허를 출원했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바 형태의 스마트폰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한 것과 달리 샤오미는 독특한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두루마리 형태의 긴 기둥에서 말려있던 디스플레이를 펴는 식으로 크기를 줄였다. 기둥 위에는 팝업 카메라로 연상되는 카메라 모듈이 장착됐다.
오포 역시 최근 중국 특허청(CNIPA)으로부터 롤러블폰 디자인과 관련해 특허를 받았다. 특허에 따르면 오포의 롤러블폰은 양옆으로 확대되는 방식이다.
후면 카메라는 가려져 있다가 화면을 펼쳤을 때 나오게 된다. 전면에는 디스플레이 아래에 카메라를 내장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이미 폴더블폰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롤러블폰의 경우 중국 업체들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성장성이 보장되지 않은 데다, 폴더블폰 시장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험 부담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2천140만 대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는 것과 달리 고성장이 기대되는 셈이다.
오는 2027년에는 폴더블폰 시장이 4천81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7.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해당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 견제를 위한 새로운 폼팩터로 롤러블폰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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