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점점 소강국면에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이번주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예상 코스피 밴드로 2380~2530선을 제시했다.
지난 한주는 국내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비율 확대 관련 내용이 포함된 'K칩스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관련 업종 수익률이 상승했다. 또한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반영됐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 발표를 관망하는 가운데 글로벌 은행 우려가 진정되며 경기 민감주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났다.
이번주는 관전포인트가 될 만한 이벤트가 많은 기간으로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은행권 위기와 관련해서는 당면한 재료가 소강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위기의 확산 여부는 당장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투자자들은 서로 의견을 갖고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지만,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요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 중국 아웃바운드 수요 증가 여부 확인을 언급했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은행권을 둘러싼 불확실성 상존, 미국 고용 호조가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 필요성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꼽았다. 이번주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 신재생, 화장품, 의류, 면세점 등을 골랐다.
김 연구원은 "톱다운 관점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어닝 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을 공산이 크다"며 "특히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2~3월 2차전지 분야로의 수급 쏠림에 대응해 투자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큰 한편, 과거 경험상 반도체 업황인 턴어라운드 국면에서 반도체 주식들이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경험이 많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실적 악화로 인한 큰 폭의 이익 감소는 이미 기정사실이나, 투자 축소·감산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주가는 향후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금융기관들의 사건 사고들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리스크 지표들의 급등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경험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여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향후 연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 경기 침체 심화 가능성 등에 대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3월 초까지 심화되고 있던 연준 최종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이 완화됐고,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에 대한 부담은 정부 측의 빠른 대처와 함께 일단은 통제되는 움직임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글로벌 주요 경제권의 경기 선행지표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한국의 수출 전망지수도 5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사이클 지표 저점 도래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는 방향성을 형성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부담 진정과 함께 상승 흐름의 연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불안의 완화를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 긴축 여진이 남아있다"며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이 유동성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 여건은 더욱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높은 물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아직 낮추기 어려운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마찰음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금융시장의 초점은 보다 경기에 맞출 것"이라 예상했다.
더불어 "이번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들은 혼재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고용 지표를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거나, ISM 제조업지수가 다시 하락하면서 생산활동에 대한 기대는 약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은행 사태가 시차를 두고 경제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기 바닥 등 낙관적인 시각은 아직 이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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