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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결단…어려워도 미래준비 위한 투자는 지속


올해 설비투자 2조원 중반…미래 성장 위한 연구개발비도 '증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지난해 원재료 및 상품 매입액은 총 51조5천625억9천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LG전자의 지난해 원재료 및 상품 매입액은 총 51조5천625억9천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LG전자가 17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원재료 및 상품 매입액은 총 51조5천625억9천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차입금도 2021년 1조8천945억원에서 1년새 3천919억원가량 늘어 2조원을 넘어섰다.

재고자산은 적극 줄이려는 노력 덕분에 2021년 말 9조7천540억원에서 2022년 말 9조3천888억원으로 조금 줄었으나, 위기감은 여전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는 재고자산이 11조2천억원을 넘어서 내부에선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4분기에 TV와 백색가전 등 주력 분야에서 재고자산을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덕분에 10조원 이하로 재고자산을 떨어뜨리는 등 재고 건전화에 선방했지만 대신 마케팅비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백색가전을 판매하는 HA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4분기에 0.4%까지 추락했다.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3.1% 수준이었다.

특히 TV를 판매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적자 전환했다.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줄어들자 타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비 지출이 급격히 증가한 탓이다. HE 부문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4.6%에서 2분기 –0.5%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2.4%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수요 개선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LG가 성장 타깃으로 삼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 내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라며 "이 와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마저 올라 LG전자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비용 및 인력 효율화에 나서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달 만 55세 이상 직원과 최근 수년간 저조한 업무 성과를 기록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 희망자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대상자에게는 연 급여의 최대 3년 치 희망퇴직금을 지급한다. 회사는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희망퇴직은 만 55세 이상 고연차 직원들이 주된 대상이지만 최근 3년간 업무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일부 젊은 직원들도 퇴직 후보에 올랐다. 이번 희망퇴직에는 30대 직원들 중에서도 퇴직 희망자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소비 침체와 늘어난 재고 등 악재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83조4천673억원, 영업이익은 12.5% 감소한 3조5천51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1년 새 90.7%나 급감한 693억원에 그쳤다.

다만 LG전자는 비상 경영 상황에서도 설비·인력 등 미래 사업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년 전보다 14.5% 늘어난 2조3천973억3천300만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말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캐펙스) 규모를 전년과 유사한 2조원 중반대로 전망한다"며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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