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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로벌 1위 블랙록 출신 윤수연 알스퀘어 CFO "생존이 스타트업 본질인 시대"


알스퀘어 "위기는 곧 기회…고 마진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투자유치와 매출 증대로 성장을 꾀했던 스타트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아래에선 손실이 나더라도 미래 가능성만 있다면 회사가 지속될 수 있었지만, 금리가 치솟으며 돈줄이 마른 지금은 '생존'이 모든 스타트업의 과제가 됐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누적 손실과 투자유치 실패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꾸준히 실적이 개선된 회사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최근 5년간 20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영업이익을 냈다. 이익 내는 방법을 아는 회사인 셈이다. 스타트업 업계와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와중에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BM)과 경영 방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알스퀘어는 국내외에서 상업용 부동산 임대차와 인테리어·리모델링, 매입·매각 자문, 부동산 자산관리, 데이터 애널리틱스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외국계 부동산 서비스 회사가 주도했던 시장에서 직접 전수조사를 통해 확보한 업무·상업용 빌딩 데이터와 이를 쌓아 정제한 기술로 소비자의 정보 불균형을 해결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1위 블랙록 출신 윤수연 알스퀘어 CFO. [사진=알스퀘어]
글로벌 1위 블랙록 출신 윤수연 알스퀘어 CFO. [사진=알스퀘어]

지난 28일 만난 윤수연 알스퀘어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기반을 착실히 다진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알스퀘어는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며 "이제는 지난해 유치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고 마진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가 비용을 줄이고, 소극적인 경영 태도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인식이다.

윤 CFO는 "불황기에 회사가 위축되기보다 좋은 파트너를 발굴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며 "알스퀘어는 지난해 850억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회사 재무구조도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와 홍콩 바클레이스와 HSBC, 콜러캐피탈, 미국 블랙록 등을 두루 거친 투자·재무 전문가다.

특히, 회사 차원에서 관심을 쏟는 사업은 데이터 애널리틱스 사업이다. 윤 CFO는 "데이터베이스(DB)를 수익화하는 애널리틱스 사업의 경우 매출이 몇 배로 늘어도 추가 고정비는 미미해 마진이 매우 높아질 수 있는 사업"이라며 "단기적인 어려움은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면 알스퀘어의 실적도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했다.

◆"저금리 거치며 리스크 저항 낮아져…현금 확보해야"

스타트업 업계의 현 상황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국내외 스타트업이 금리 인상과 투자 경색을 버티지 못한 원인은 근본적으로 수익성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투자유치는 사업 모델과 전략 운영을 위한 수단일 뿐인데, 여기에 기업들이 지나치게 집중했다는 것이다.

윤 CFO는 "원래 고위험 투자 군에 속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 당장 손실이 나더라도 추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투자가 이뤄졌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금리가 치솟으며 이 모델은 '직격타'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첫 흑자 전환까지 약 12년이 걸렸다.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환경이 양호한 상황에서도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되는 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은 오로지 성장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는 "지난 10년 간의 저금리 시대를 거치며 시장 전반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저항성이 많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향후 불황에 살아남을 스타트업의 조건으론 현금 보유량을 꼽았다. 세계 경제 변화를 전망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의 시대가 저무는 만큼 '빙하기'를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윤 CFO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탄생해 어려운 시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성장한 에어비앤비, 우버, 슬랙 등의 사례처럼 스타트업은 최근 거시환경을 기회로 충분히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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