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법무부가 14일 정부 명의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15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예정이다. 노 의원이 결백을 호소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에 중립적 스태스를 보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노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를 검찰에 송달했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현행범이 아닌 한 '불체포특권'을 적용받게 되며 국회 동의가 있어야만 체포할 수 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 요구서는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무기명 투표)하게 된다. 체포동의안은 예산안을 처리하게 될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표결은 16일~18일 사이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노 의원이 지난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선거 비용 명목 등으로 6천만원을 수수(뇌물수수·알선뇌물수·정치자금법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노 의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3억여원의 돈다발을 발견했고, 이중 박씨와의 거래에서 오간 돈이 있다고 보고 있다. 노 의원은 해당 현금은 모두 선친·장모 부의금, 출판기념회 기부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 의원은 전날(13일) 소속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결백을 주장하고 "제발 절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수사는 민주당에 대한 파괴공작"이라며 소속 의원들에게 함께 싸워달라고 부탁했다. 현재 검찰의 압수수색에 준항고(영장 불복 절차)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민주당은 이날 "노웅래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야당에 대한 부당한 정치탄압(안호영 수석대변인)"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부결 당론 등 조직적 대응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각자의 소신과 입장이 있을 것이고, (노 의원이) '기획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의원들이 알아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어차피 비공개투표이기에 당론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양심과 판단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동민 의원의 경우 이날 "당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합당한 입장들을 갖는 것이 정당정치의 기본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당 차원의 대응을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에 있는 세부내용을 확인한 뒤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결정하기엔 다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아무래도 의원들의 자율 의사에 맡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은 원래 비밀(무기명) 투표다 보니 당론 결정에 대한 부담도 덜한 편"이라며 "또한 노 의원이 4선 의원으로 여야 두루 친분이 있는 만큼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여지를 주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사례는 정정순 전 민주당 의원(정치자금법 위반), 이상직 무소속 의원(배임·횡령),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뇌물수수) 총 3명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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