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가 결혼 34년여 만에 이혼했다. 최 회장이 지난 2017년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지 5년 5개월여 만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서로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을 1심 선고에서 "두 사람은 이혼한다"며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슬하에 세 자녀를 뒀지만 결국 이혼하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고,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노 관장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듬해 2월 조정이 결렬됐다. 합의 이혼에 이르지 못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지난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반소)을 내면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 중 42.29%(650만 주)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천297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다.
노 관장은 지난 2020년 5월에 최 회장의 SK㈜ 주식 650만 주를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 2월 노 관장이 가처분을 신청한 650만 주 중 350만 주(54%)만 받아들였고, 노 관장은 재판부 판결에 불복해 항고했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부친 고(故)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증여·상속으로 취득한 SK계열사 지분이 기원이기 때문에 특유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뜻한다. 이는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부부의 경우 증여·상속받은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 왔다. 최 회장이 결혼 뒤에 이뤄진 SK C&C(직전 대한텔레콤)와 합병을 통해 SK㈜의 최대 주주가 된 만큼 혼인 중에 형성된 재산이라는 것이다.
이번 법원 판결로 노 관장이 분할받게 될 665억원은 SK㈜ 주식 약 31만 주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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