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로 증시 입성을 추진하던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6일부터 일반 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던 자람테크놀로지가 상장을 포기하면서 올해 들어 IPO 계획을 번복한 기업은 총 12곳으로 늘었다. 시중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IPO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람테크놀로지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자람테크놀로지 측은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대외경제의 악화로 인해 IPO시장이 급랭한 현 상황서는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상장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이후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람테크놀로지 외에도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SK쉴더스,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등이 상장 예비심사 통과 후 수요예측 과정에서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하반기 들어선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제이오, 밀리의서재, 바이오인프라 등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늦췄다.
연내 상장을 추진했던 컬리, 케이뱅크 등도 공모 시점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오는 13~14일 예정된 동물용 진단기기 전문 기업 바이오노트의 공모를 끝으로 올해 IPO 시장은 마감될 전망이다.
바이오노트가 상장에 성공하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상장 기업 수는 총 70개로 마무리된다. 전년도 상장 기업 수(91개)에 비해 23% 가량 줄어든 수치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올해 전반적으로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면서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비상장 기업들 입장에서는 IPO를 통해 외부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에 공모 규모가 큰 대형 IPO 기업들은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했으나, 공모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다수 기업들이 스팩(SPAC)을 통해 상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올해 IPO 시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도 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은 상황이라 중대형 IPO의 경우 공모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상장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수급 영향이 적은 소규모 IPO에선 공모 흥행 사례가 자주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IPO 시장 부진의 주원인이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이라는 매크로 변수인 만큼 공모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공모가 밴드와 보호예수 비율 등 공모조건이 공모 투자자에게 더 유리하게 조정되고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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