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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영상] 남극 녹으면 해수면 58m↑…인천·부산·서울도 잠긴다


남극 빙하, 빠르게 녹는 이유 찾았다

난센 빙붕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근처에 있는 빙붕이다. [사진=극지연구소]
난센 빙붕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근처에 있는 빙붕이다. [사진=극지연구소]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로 남극 빙하가 전례 없이 빠르게 녹아내리는 원인을 찾아냈다.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남극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을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열쇠를 찾았다고 6일 발표했다.

여름철 남극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가 바다 표층의 따뜻한 물을 빙붕 아랫부분으로 흘려보내는 과정을 발견한 것이다. 그 동안 지구가열화로 따뜻해진 바다가 남극의 얼음을 녹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다.

바다 표면의 따뜻한 물이 어떻게 수백 미터 두께의 빙붕 아래로 흘러 들어가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빙붕(ice shelf)은 남극대륙 위에 놓인 빙하(glaicer)에서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200~900미터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말한다. 빙하가 바다에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육지에 놓인 빙하가 바다로 들어가면 그 규모만큼 해수면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빙붕 붕괴는 해수면 변화의 주요 요소이다.

남극 빙하가 전부 녹으면 지구 해수면은 약 58m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인천이나 부산, 뉴욕 같은 해안 도시는 물론 서울이나 런던 같은 도시들도 잠길 수 있는 높이이다. 남극 빙붕이 녹는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주도의 국제공동 연구팀이 2019년부터 남극 빙붕이 녹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뤄낸 성과이다.

연구팀에는 극지연구소와 더불어 국내 대학(경북대)과 미국(캘리포니아대, 컬럼비아대), 뉴질랜드(오클랜드대) 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은 201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난센 빙붕에 접근했다. 무인 수중글라이더를 활용해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바다 속을 관측했다.

무인 수중글라이더는 아라온호가 빙붕에 접근해있는 동안 바닷속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센서를 통해 수온, 염도, 산소포화도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무인 수중글라이더가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바닷물의 방향과 속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지름 10km의 소용돌이가 따뜻한 바닷물 표면의 열을 빙붕 하부로 전달하는 과정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동안 따뜻한 표층의 바닷물이 빙붕 하부로 전달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는데 그 과정이 관측되거나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센 빙붕 앞 소용돌이는 남반구 여름철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다. 남극 내륙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대륙 활강풍)과 해안을 따라 흐르는 연안류, 빙붕 아래에서 빙하가 녹아 뿜어져 나오는 물인 융빙수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박사 등은 수중 무인글라이더를 통해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사진=극지연구소]
이원상 극지연구소 박사 등은 수중 무인글라이더를 통해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사진=극지연구소]

이 소용돌이가 차가운 중층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표층의 따뜻한 바닷물을 아래로 끌어내려 빙붕이 녹는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소용돌이의 존재를 파악함으로써 빙하가 녹는 속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소용돌이가 발견되는 지역에서는 빙하가 기존의 예상보다 더 빨리 녹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빙하 하부가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남극에서도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인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하에서도 이러한 소용돌이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2023년 말부터 현장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 책임자인 이원상 극지연구소 박사는 “남극 소용돌이는 1년 내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여름철에만 발생한다”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남극 빙하 녹는 속도와 그 양을 수치모델화하는데 하나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박사는 “앞으로 서남극의 스웨이트 지역은 물론 디른 남극 지역으로 연구범위를 확장할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뿐 아니라 앞으로 연구에 대해서도 국민 관심과 많은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바닷물이 어떻게 남극의 얼음을 녹이는지 밝혀낸 훌륭한 연구 성과”라며 “앞으로 연구 범위를 남극 전역으로 확대해 남극 빙하가 녹는 원인과 속도를 밝히고, 전 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 등 관련 연구도 지원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 6월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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