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에 시달려온 한국GM과 르노코리아가 새로운 수장을 맞아 새로운 경영 전략을 제시하며 실적 턴어라운드와 재도약 기반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내수 시장 반등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올해 임단협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오는 16~17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단체교섭 관련 쟁의행위 결의 찬·반 투표'에 나선다. 이번 투표는 파업 등 쟁의권 확보를 위한 절차다.
투표 대상은 한국GM 노조 부평·차원·사무·정비지회 등에 소속된 조합원 7천400여 명으로, 이번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이 50%를 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6월 23일부터 이날까지 사측과 11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면서도 추가 교섭은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2천300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1천694만원 상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부평 1·2공장과 창원공장 등 공장별 발전 방안과 함께 후생복지·수당, 비정규직 노동자 관련 별도 요구안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이후 가동을 멈추는 부평2공장과 관련해 전기차 생산 유치를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르노코리아도 노조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이미 지난달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쟁위행위를 놓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해 71.9%의 찬성율로 가결한 상태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 노사 간 협상이 끝내 불발될 경우, 노조는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기본급 9만7천472원 인상 ▲계약직 전원 정규직 전환 ▲임금 피크제 폐지 ▲일시금 총액 500만원 지급 ▲정기상여금 500%에서 600%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올해부터 매년 기본급 6만원 인상 및 성과급 지급을 제시함과 동시에 임단협 주기를 매년에서 다년으로 변경하자고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임단협 다년 합의 제안이 노조 무력화 시도라며 반발,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3천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2015년부터 8년째 영업손실이 이어지며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손실 80억6천만원으로, 지난 2020년 영업손실 796억7천만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모두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았다. 한국GM은 올해 초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호, 대형 SUV 트래버스, 중형 SUV 이쿼녹스 가솔린 모델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Sierra Denali)를 출시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5월 취임한 로베르토 럼펠(Roberto Rempel) 한국GM 사장은 첫 공식 석상인 6월 'GM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GM은 2018년 시작된 경영정상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도전적인 외부 사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내년부터는 성장 비즈니스로 전환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3월 스테판 드블레즈(Stéphane Deblaise) 신임 사장 취임 이후 2020년부터 이어져온 부진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며 국내 가치 상향, 수익성과 비용의 균형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사명도 '르노삼성코리아'에서 '르노코리아'로 변경하고, 중국 길리그룹의 지분 참여, XM3 하이브리드 국내 출시, 친환경적인 '에코클러스터' 구축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GM과 르노코리아가 모두 노조와의 협상이 길어지는 가운데 끝내 노사 협상에 실패하고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추진 중인 내수 시장 회복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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