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수년 동안 이어진 정책 규제와 대출 규제, 여신 부담 강화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매수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전반에 매매가격 하향 흐름은 확산하고 있으며, 급매물 위주로만 드물게 거래되는 등 관망세 속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정비사업에 따른 기대감과 강남권 주요 단지의 신고가 경신 등의 영향으로 0.0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초 아크로리버파크와 강남 압구정현대 등 강남권 대장주들이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인근 단지들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재건축이 0.02% 상승했고, 일반 아파트는 0.00%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용산(0.12%) ▲양천(0.06%) ▲강남(0.03%) ▲서초(0.03%) ▲성동(0.03%) 등이 상승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이어진 금융 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대선공약과 함께 서울시의 신통기획 영향으로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심리 위축으로 하향 흐름은 확산하고 있는데 강남권 주요 아파트는 신고가 경신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며 "뚜렷한 부동산 정책 기조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매도·매수자 간 눈치 보기와 거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거래절벽 현상에 손발이 꽁꽁 묶인 시장 상황에서도 서울 일부 단지에선 연이어 신고가가 손바뀜하고 있다. 특히, 한강변을 끼고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아크로(ACRO)' 브랜드를 단 단지들의 상승세가 견고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8월 입주)' 전용 84.95㎡는 지난 1월 46억6천만원(8층)에 실거래됐다. 이는 단지의 전용 84㎡ 기준 신고가에 해당한다. 같은 층수의 동일면적대 매물이 지난해 12월 39억8천만원(8층)에 거래됐다. 한 달 새 약 7억원이 오른 가격에 매매가 이뤄졌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1월과 2월에는 동일면적대 매물이 30억3천만원(5층), 33억원(16층)에 팔렸다. 고층 매물과 비교해도 1년 새 매매가격이 약 13억원이 상승했다. 단지의 실거래가가 처음 집계된 지난 2016년에는 동일면적대 매물이 17억9천500만원(35층)~23억7천만원(19층)에 거래가 완료됐다.
또한, 단지의 전용 129.92㎡는 같은 달 61억원(36층)에 거래되며, 또 한 번 동일면적대 기준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용 129㎡ 기준 가장 고점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11월 전용 129.92㎡가 60억2천만원(34층)에 팔렸다. 두 달 만에 1억8천만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3월과 4월 47억원(8층), 49억7천만원(27층)에 매매됐다. 고층 매물 기준 1년 새 약 12억원이 상승했다. 단지의 실거래가가 처음 기록된 지난 2016년에는 동일면적대 매물 3건이 27억2천만원(14층), 31억2천만원~32억원(37층)에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와 같이 한강변을 끼고, 반포대교 기준 동쪽에 있는 '아크로리버뷰(2018년 6월 입주)'는 올해 실거래 등록 건수는 없지만, 지난해 말까지도 여전히 고점에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호가 역시 지난해 말 고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단지의 전용 84.79㎡는 지난해 4건의 매물이 30억원(13층)~37억원(23층)에 팔렸다. 지난 2020년 단지의 동일면적대 21층 매물이 28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9억원이 오른 것이다. 동일면적대의 첫 실거래가는 지난 2019년 7월에 팔린 매물로, 28억7천만원(27층)에 거래됐다.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의 호가는 36~3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같은 해 10월에는 단지의 전용 78.5㎡가 37억5천만원(1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지난해 4월과 6월 동일면적대 매물이 32억원(22층), 34억원(21층)에 팔렸는데 약 4개월 새 3억5천만원이 올랐다. 지난 2020년에는 2건의 매물이 28억5천만원(24층), 29억5천만원(15층)에 실거래됐다.
흑석동 대장주이자 아크로리버파크, 아크로리버하임과 같이 한강뷰를 확보한 '아크로리버하임(2019년 12월 입주)' 역시 '아크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단지의 전용 84.75㎡는 지난달 25억4천만원(5층)에 실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단지의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12월 23억원(11층)에 거래됐는데, 두 달 만에 2억4천만원이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1월에는 21억2천만원(7층)에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의 실거래가가 처음 기록된 지난 2020년에는 15억(11층)~20억6천만원(17층)에 팔렸다. 가장 최근 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매물이 저층임에도 불구하고, 2년 새 최고 약 10억원이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크로'와 함께 한강변 입지와 뷰를 가장 완벽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리버'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것"이라며 "가장 원초적이고 단편적으로 부동산 시장 불변의 법칙을 엿볼 수 있는 예시"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한파가 불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손바뀜하거나 고점을 유지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반영구적 흥행요소를 갖춘 부동산은 한정적이나, 진입하려는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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