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류는 대기권에 도핑물질을 쏟아낸 것이란 비유가 나왔다. 화석연료라는 ‘도핑물질’을 통해 짧은 기간 고성장을 이뤘는데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핑물질’에 중독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 취약성을 분석하는 IPCC 제 6차 평가보고서 제2 실무그룹이 오는 25일까지 온라인 회의를 개최한다. 이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월 말쯤 공식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IPCC는 지난해 8월 제1 실무그룹 보고서를 통해 “2018년 특별 보고서를 통해 1.5도 지구 가열화 도달 시점으로 2030~2052년 정도 될 것으로 평가했다”며 “이 같은 평가가 최근 10년 정도 더 앞당겨졌고 섭씨 1.5도 상승이 2021~2040년에 도래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제2 실무그룹은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 위험성 등을 평가한다.
세계기상기구(WMO) 측은 15일(현지 시각) “IPCC 제2 실무그룹 회의가 1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며 “이번 평가보고서에서는 지역수준에서 생물 다양성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미 우리는 지난해 8월 제1 실무그룹의 보고서를 통해 다가올 수십 년 동안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명확한 기후변화의 징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영향은 이미 가시화됐다”며 “이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영향이 거세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이를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빗댔다. 그는 “지금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데 선수들에게 도핑물질을 주면 짧은 시간에 더 큰 운동효과를 나타낸다”며 “우리는 그동안 대기권에 이 같은 도핑물질을 준 셈”이라고 말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대기권에 도핑물질을 쏟아냈다”며 “대부분 화석연료였고(경제성장이란 대단한 성과를 얻었는데) 이 때문에 인류와 경제, 생태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화석연료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면서 짧은 시간에 고효율 경제 성장을 이뤘는데 지구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었다는 해석이다. 이를 되돌릴 수 없을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제2 실무그룹 회의에서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WMO는 지난 50년 동안의 재해 통계 보고서를 2021년 발표했는데 45억명이 주요 기상 관련 재해를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조기 경보 시스템 강화 등으로 사상자는 줄었는데 경제적 손실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제 2 실무그룹 보고서에는 과학 분야에 걸쳐 통합된 기후 변화에 대한 영향, 적응과 취약성을 평가하는 보고서이다. 앞으로 2주 동안 관계자들은 정책 입안자를 위한 보고서를 완성한다.
이회성 IPCC 의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매우 중요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 2실무그룹 보고서가 2월에 마무리되면 4월에 제 3실무그룹 보고서가 제출되고 오는 9월 종합 보고서가 완성될 예정이다.
IPCC는 앞서 제 1실무그룹 보고서에서 특히 바다 가열화가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해수면은 2050년까지 추가로 10~12인치(약 25~30cm)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해안에서 돌발홍수 등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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