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기업이 내는 준조세가 당기순이익의 62.5%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민과 기업이 강제적으로 부담하는 '준조세' 부담 현황을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준조세란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과 같이 국가, 공공기관에 국민과 기업이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을 의미한다.
조사결과 2020년 기준 모든 국민(기업포함)이 부담하는 광의의 준조세는 약 164조8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8.5%, 조세총액의 42.5%에 달한다. 기업이 주로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는 약 72조원으로 이는 2020년 법인세의 1.3배, 기업 당기순이익의 62.5%에 달하는 수준이다.
2008~2020년 준조세 증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광의의 준조세는 2008년 77조6천억원에서 2020년 164조8천억원으로 약 2.1배, 협의의 준조세는 2008년 30조6천억원에서 2020년 72조원으로 약 2.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GDP가 1.7배(2008년 1천154조2천억원 →2020년 1천933조2천억원, 명목 기준) 성장한 것에 비해 준조세 증가율이 높다. 이에 GDP 대비 광의의 준조세 비중도 2008년 6.7%에서 2020년 8.5%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기업이 주로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는 약 72조원으로 이는 같은 해 법인세 총액인 55조5천억원의 1.3배를 기록했다.
전 국민이 부담하는 광의의 준조세는 약 164조8천억원으로 조세 총액인 387조6천억원의 42.5% 수준이다. 이는 기업과 국민이 조세 외에도 준조세로 인한 큰 금전적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2008~2020년 기업들의 당기순이익과 기업이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 증감을 살펴보면,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해도 협의의 준조세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 52조5천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111조7천억원으로 증가, 2013년 69조원으로 감소, 2017년 188조7천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다시 하락하는 등 경기변동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반면 협의의 준조세는 기업의 당기순이익과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 이후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줄고 협의의 준조세는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 대비 협의의 준조세 비중'이 2017년 30.9%에서 2018년 39.0%, 2019년 60.8%, 2020년 62.5%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준조세의 지속적인 증가는 국민과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경제상황을 고려해 준조세 부담을 조정할 수 있는 '준조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