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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보다 은폐만 급급…기업은행의 예견된 참사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이 선수와 코치 이탈로 팀내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시선보다는 언제가는 드러날 일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봉합할 수 있던 타이밍이 있었지만 구단 사무국은 은폐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로 인해 결국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말았다.

팀 창단 후 첫 7연패 늪에 빠졌다가 간신히 1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 발판을 마련한 기업은행. 그러나 주장이자 주전 세터인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가 팀을 무단 이탈하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선수단내 불화가 알려지게 됐다.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IBK기업은행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IBK기업은행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기업은행의 문제는 단순히 올 시즌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선수단은 고참 선수들의 주도하에 몇 년 전부터 코칭스태프 지도 방식에 반기를 들며 불성실한 태도로 훈련과 경기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도 기대한 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다.

구단 프런트는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부에 보고는 커녕 이를 무마하거나 덮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오히려 선수단에 힘을 더 실어주며 모든 문제가 지도자로 인해 발생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했다. 특정 선수에게 훈련 중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을 지적해도 자신의 탓이 아닌 다른 선수의 문제라는 얘기가 서로 오갈 정도로 선수단 균열은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송화와 김 코치가 나간 이후 구단 사무국의 대응도 매끄럽지 않다. 구단은 두 명 모두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에 (팀을 나간다는)얘기를 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무단 이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조송화와 김 코치 모두 지난 16일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원정 경기를 마친 뒤 구단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따로 올라왔고 팀 숙소에서 나머지 선수들과 코치진에 인사도 없이 나갔다. 사실상 나머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를 무시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구단은 당사자 둘을 감싸기에만 급급했고 무단 이탈이 아니다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구단 사무국의 이런 태도와 일처리는 현장 지도자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배구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기업은행 사무국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느 누가 팀과 선수들을 이끌며 지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는 지적도 따른다.

구단은 최대한 조송화와 김 코치를 설득해 함께 간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단 조송화의 임의탈퇴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절차에 대한 문의를 한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도 곧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레베카 라셈(미국, 등록명 라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을 내렸고 최근까지 드래트프에 참가 신청을 한 다수의 선수를 놓고 검토한 끝에 유력 후보를 압축해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IBK기업은행 김사니 코치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 김사니 코치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이런 가운데 사령탑 교체도 검토한 기업은행이다. 얼마 전까지 후보군 3명을 선정하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긴다는 계획도 이 부분에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전 승리로 연패에서 벗어나 감독 교체건은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더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이미 차오를 대로 찬 고름은 이번 기회에 짜내고 가야 한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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