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세에 접어든 가운데 일정 수준에서 집값 오름폭이 늘었다 줄어들었다 하는 박스권 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여신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전체 거래량과 매수세도 줄어들면서 당분간 서울 부동산 거래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9%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소폭 확대됐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12%, 0.09% 상승했다.
이달 둘째 주에는 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진 강남과 노원 등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하고,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부담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추가 상승 동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아파트값 변동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이달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또다시 줄었다. 정부의 전방위 가계대출로 주택구입 자금줄이 막힌 데다 2차 사전청약 등으로 추격매수가 끊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상승률(0.14%)에서 0.01%포인트 하락한 0.13%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 8월 23일(0.22%) 이래 12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수도권은 지난 9월 13일(0.40%) 이래 9주째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집값 상승세가 꺾인 배경으로 정부 대출규제로 인한 매수세 위축, 집값 급등에 따른 축적된 피로도 등이 손꼽힌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가계부채 관리강화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차주단위DSR(Debt Service Ratio) 2·3단계를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DSR이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비율을 의미하는 지표다. 이에 따라 '영끌'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변동률을 살펴보면 지난달부터 오름세가 약간씩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관리방안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여신과 이자 부담이 커지면 거래량도 줄고 거래의 적극성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거래시장의 소강상태와 가격 상승세가 완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역세권과 정비사업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가격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용산구는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이촌동 위주로 거래가 진행되면서 0.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역시 방배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거래가 진행, 아파트 가격이 0.2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완화되는 분위기에 거래절벽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향후 거래 위축으로 인한 보합, 소강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 기대감과 대선공약의 영향, 실질적으로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는 시점 등이 현재 박스권 내에서 머무르던 집값 상승폭을 키우거나, 하락 전환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수자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지켜보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고수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거래위축에 따른 주춤한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하는 가운데 종부세와 대출규제, 재건축 기대감과 대선 공약 등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주거환경 해소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추진하는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실질적으로 이뤄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일시적으로는 보합 수준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실제 공급 이후 주거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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