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이른바 셀트리온 그룹주가 주가 부진 국면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료제 개발과 진단키트 보급으로 급등했던 이들 주가는 최근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등장한 가운데 실적 추정치는 연일 하향되고 소액주주들과의 갈등까지 첩첩산중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 30조6천904억원으로 작년 12월 고점 대비 43.65% 쪼그라들었다. 같은 달 52주 최고가를 찍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역시 각각 고점 대비 48.27%, 50.57%씩 급감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셀트리온 그룹주 시총은 8조9천660억원이나 증발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셀트리온그룹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앤드컴퍼니(MSD)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셀트리온의 정맥 주사형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에 대한 기대감은 희석됐고, 당장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잇달아 내려가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시장에서 발표된 셀트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천968억원으로 한 달 새 19.28% 축소됐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8천202억원으로 7.75% 쪼그라들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에도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이 1천13억원으로 같은 기간 14.23% 감소했고,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3천261억원으로 12.95%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각별한 관계'였던 소액주주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지난 14일 회사 측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단기 주가 부양보다는 신약 연구 개발로 기업 경쟁력을 키워 주가를 올리겠다며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 또한 연일 하향되고 있다. 이달 들어 신한금융투자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내렸고, 신영증권은 35만원에서 28만원으로 낮췄다. 지난 8월만 해도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제시했던 SK증권 역시 최근 30만원으로 눈높이를 조정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부진과 실적 전망치 하향의 가장 큰 이유는 3분기부터 인식될 예정이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매출 제외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머크의 치료제가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사용이 제한적일 확률 또한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기대감으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사들의 향후 실적 기대감이 축소되며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조금 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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