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스마트폰을 교체한 지 어느덧 2년 하고도 8개월이 지났다. 예전에는 2년 약정을 채우면 스마트폰 신제품으로 바꾸곤 했지만, 특별히 고장이 난 것도 아닌 데다 사용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어 그대로 쓰고 있었다.
실제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전년보다 3개월 늘어난 3년 7개월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사양의 상향 평준화가 교체를 막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성능이 좋아지면서 제품이 고장 나는 일이 줄었고,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신제품이 나와도 혁신을 체감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에 힘을 싣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성능을 높인다 해도 시장이 반응을 하지 않으니 '폼팩터' 혁신에 집중한 것이다. 실제 '갤럭시Z플립3'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폰을 바꾸고 싶다"였고, 삼성전자의 전략이 먹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 언팩 2021'을 온라인으로 열고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했다.
갤럭시Z플립3은 전작(갤럭시Z플립)과 비교해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전작은 전반적으로 둥근 형태였지만, 갤럭시Z플립3는 다소 각지고 평평한 디자인으로 세련된 느낌을 준다. 투톤 디자인이 적용된 것도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리는 듯했다.
힌지와 프레임은 '아머 알루미늄'이 적용돼 내구성이 강화된 것은 물론 무광 소재라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내구성이 좋은 소재로 알려진 '아머 알루미늄'은 스마트폰이 떨어지는 등 충격이 있을 때 보호를 잘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갤럭시Z플립3는 폴더블폰 최초로 IPX8 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 IPX8 등급은 수심 1.5m의 담수에서 최대 30분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힌지와 본체 사이에 틈이 있는 만큼 상당한 기술력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방수 지원을 위해 힌지와 본체 사이의 틈을 최소화하고 주요 부품을 고무 소재로 감싸는 등 설계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는 183g으로 전작과 동일하다. 다만 두께가 소폭 얇아진 데다 매끈한 디자인을 적용한 덕분인지 그립감이 전보다 좋게 느껴졌다.
커버 디스플레이가 1.9인치로 전작보다 4배 커졌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기존에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작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됐지만, 화면을 펼치지 않아도 알림과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날씨와 음성녹음, 타이머, 삼성 헬스 등 원하는 위젯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배경과 시계를 골라 나만의 스타일로 꾸밀 수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커버 디스플레이 화면이 커지면서 사진 및 동영상 촬영도 쉬워졌다. 화면이 접힌 상태에서 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르니 자동으로 카메라가 실행됐다. 좌우로 스와이프하니 사진, 동영상 촬영 모드를, 위아래로 스와이프하니 광각, 초광각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었다.
75~115도 사이로 접으면 화면이 상하로 분할되는 '플렉스 모드'가 지원돼 다양한 각도로 폰을 펼친 채로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바' 형태의 경우 셀피로 전신을 찍을 경우 삼각대나 스마트폰을 고정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지만, 책상이나 선반 등 어느 곳에나 올려놓으면 촬영이 가능해 편리했다.
화면을 상하로 나눠 2개의 앱을 한 번에 실행할 수도 있다. 유튜브를 보면서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인터넷 서칭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이 강화됐음에도 저렴해진 가격은 소비자들을 잡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플립3 가격은 125만4천원으로 전작보다 40만원가량 저렴해졌다. 특히 일반 바 형태인 갤럭시S21 울트라(145만2천원)보다 19만8천원이나 저렴하고, 갤럭시S21 플러스(119만9천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카메라 화질이 전작 대비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했다거나 '바' 형태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는 충분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제품"이라고 자부한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내구성'과 소비자들이 주저하는 요인인 '가격'을 모두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왜 '접는 것'에 집중하는지 전작에서는 다소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번 신제품을 통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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