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며 외식업계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12일부터 방역당국은 서울과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조정한다. 특히 4단계에서는 사적 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 6시 이후에는 2인까지 집합이 허용된다. 한마디로 야간 시간대에 최대한 모임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비단 2주간의 매출 타격이 문제가 아니라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까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매출 하락 추세가 뚜렷했는데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일부 업체는 폐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배달업을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들은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골목상권 자영업자(521명 응답)를 대상으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78.5%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 평균 21.8% 감소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매출액 감소 폭을 보면 식당·카페 등 외식업(25.2%)의 매출 타격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옷가게·화장품도 약 25% 수준으로 외식업과 비슷했고 그다음은 노래방·세탁소 등 기타 업종(24.9%), 미용실·피부관리(24.5%), 슈퍼마켓·편의점·정육점 등 식료 소매점 순이었다. 매출액 감소 이유로는 코로나19 지속으로 골목상권 경기 악화(58.2%)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7월부터는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확진자가 더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난감한 상황"이라며 "4단계 격상이 길어질 경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될 수 있다. 자율적 방역 관리 강화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번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는 뷔페 프랜차이즈나 주점 프랜차이즈 등의 매출 하락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뷔페 프랜차이즈의 경우 폐점 직전인 상황이다. 6월 기준 이랜드이츠 자연별곡 매장 수는 6개,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1개,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1개 매장만 남아있다. 안그래도 사업이 힘든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이 계속되면 사업을 접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도 4단계 격상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매장 착석 금지 조치로 한 차례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이번 조치로 매장 이용객 수가 다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점심과 저녁 이후 카페를 찾는 직장인 단체 고객 감소로 매출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4명씩 방문하던 손님이 2명이 되다보니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에 매장이 밀집해있고 주로 식사 후 담소를 나누기 위한 손님이 많다보니 저녁에 인원 제한이 되면 저가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으로 손님이 많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들은 다시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매번 거리두기 격상 때마다 배달 라이더(기사)가 부족할 정도로 배달이 급격히 증가한 사례를 볼 때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2.5단계 격상된 지난해 12월 배달 대행 건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56.7%나 증가한 바 있다.
특히 배달 주문이 많은 프랜차이즈인 치킨업종의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이미 확진자 증가로 인해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매출 증가세가 시작된 모양새다.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과 bhc치킨, 제너시스비비큐(BBQ) 등 이른바 치킨 '빅3' 대리점의 지난 11일 초복 육계 주문은 평소보다 20~30% 증가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 중인 김 모씨는 "작년 거리두기가 강화됐을 때도 매장엔 손님이 없었지만 배달 주문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번 초복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배달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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