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 33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서머랠리'(여름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며 기업들의 이익 개선이 지속돼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과열되지 않고, 경기도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 않은 상태의 '골디락스' 경제 상황으로 국내 증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로 선진국 증시(19.7배)의 5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21.8배)와 비교할 때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신흥국 증시(18.8배)와 기타 유럽(16.7배) 일본(16.4배) 대만(16.2배) 중국(15.5배)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가 3300선을 돌파하는 등 신고점에 도달했지만 글로벌 증시와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코스피가 지난 1월 고점을 기록할 당시 PER이 15배가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속도가 글로벌 증시보다 빠른 만큼 하반기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상향 조정 속도는 한국이 글로벌, 선진국 대비 빠르다"며 "밸류에이션 매력과 이익개선 속도에 근거한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방향성보다는 상승 속도와 강도의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 코로나19 백신접종률 상승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 국면에 진입하고 경제 정상화와 고용시장 회복, 제조업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며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소매업체 재고율은 매달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1.07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재고와 출하 비율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1에 근접한 수치"라며 "이제 소매 업체는 수요회복에 따른 판매와 재고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강한 재고축적(restocking) 수요가 유입되며 '미국 제조업 경기 회복→글로벌 교역 개선→한국 수출 모멘텀 강화→한국 기업이익 개선 및 전망치 상향 조정→코스피 상승 모멘텀 강화 및 상승 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를 비롯해 성장주의 발목을 잡았던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까지 완화되며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코스피 기업이익 개선을 주도하는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 업종의 비중을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율 측면에서도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원화 환율은 달러 대비 약 4%가량 절하된 상태로, 그간 원화와 깊은 상관성을 맺었던 위안화가 같은 기간 2%가량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며 "국내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견조하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의지가 한층 강화된 사실은 향후 원화 절상 압력을 강화할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매수 유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골디락스'에 놓이며 국내 증시의 '서머랠리'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골디락스'는 인플레이션이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 않고, 경기도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투자자들은 정책 당국자들이 글로벌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을 대비해 유동성 회수 정책을 펼칠까 두려워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그와 같은 정책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여름 경기 개선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와 유가 상승 우려는 완화되는 '골디락스' 상황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7월 주식 시장에서는 다른 시기에 비해 평균 수익률이 높은 '서머랠리'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변이 코로나19 확산 지속에 따른 우려와 정책 후퇴의 어려움, 금리와 유가 등 비용 요인의 둔화, 경기의 견조한 모멘텀 지속 등으로 '골디락스' 환경이 조성되며 7월 서머랠리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도드라졌던 중형주의 어닝 모멘텀은 소강상태인 반면, 대형주의 이익 전망치는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어 2분기 실적시즌에는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서머랠리 기간에 경기민감주 중 제품 가격의 변화나 규제에 연동된 업종보다 '보복 놀기'가 기업이익에 직접 연동된 업종이 유리할 전망"이라며 "다만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연말 고점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투자심리는 자동차 업종의 비중 확대로 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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