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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확 바뀌는 삼성重, 경영정상화 발판…미인도 드릴십 용선계약 체결


매입 옵션도 포함…"나머지 드릴십에 대한 매각 조속히 마무리할 것"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삼성중공업이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무상감자안 등을 승인받으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시동을 건 가운데, 그동안 발목을 잡아 왔던 미인도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1척에 대한 용선계약까지 체결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 [사진=삼성중공업]

29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탈리아 전문 시추 선사인 사이펨(Saipem)과 드릴십 1척에 대한 용선계약을 체결했다. 용선 기간은 오는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사이펨이 2022년까지 드릴십을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선계약이 체결된 해당 드릴십은 삼성중공업이 2013년 8월 그리스 선사인 오션리그(OceanRig)로부터 수주했으나 2019년 10월 계약이 해지됐던 선박이다.

◆ 국제유가 상승 삼성중공업에게 '기회'

현재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5척을 재고로 보유 중이다. 앞서 2013년과 2014년에 ▲PDC와 1척 ▲시드릴과 2척 ▲오션리그(트랜스오션이 인수)와 2척의 드릴십 발주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5척의 드릴십 총 계약가는 29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선사의 계약 파기로 10억 달러 수준의 선수금만 받은 채 재고로 남아 유지비 등의 문제가 발생, 고초를 겪어왔다.

그러는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대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 각국이 경제부양책을 잇달아 내놨고,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자 드릴십에 대한 주목도가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해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계획 유지를 결정 및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는 8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삼성중공업에게 '기회'가 됐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저유가 여파로 재고로 남아있던 드릴십 인수자를 찾기 어려웠지만, 유가 상승 전망과 이번 용선계약을 시작으로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석유업체들은 새로운 해상광구 개발을 위해 드릴쉽을 투입, 시추량을 늘릴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시추 선사들에게 삼성중공업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드릴십을 이미 만들어 놓은 상태라 수주 계약 후 곧바로 드릴십을 인도받아 고유가 기조에서 원유 시추에 나설 수 있어서다.

삼성중공업에게도 호재다. 보유 중인 드릴십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 절감과 재고평가 손실 등 적자 요인을 해소할 수 있고, 견조한 수주 실적과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 등으로 자본잠식 위기에서 2023년 흑자전환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삼성중공업 CI  [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 CI [사진=삼성중공업 ]

◆ 재무구조 개선 위해 쏘아 올린 신호탄

삼성중공업은 지난 22일 임시주총을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 및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수권주식수 확대 안건을 가결했다.

이 안이 통과됨에 따라 삼성중공업 보통주 및 우선주의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되고, 자본금은 3조1천505억원에서 6301억원으로 80% 감소하게 됐다. 감소되는 자본금은 자본잉여금으로 전환돼 감자 전·후 자본총계는 변동이 없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7월 26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10일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 직후 자본금 확충을 위해 발행 주식 총수를 8억주에서 15억주로 늘리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권주식수 확대안을 의결했으며, 향후 이사회에서 증자 일정 및 발행주식수 등 세부적인 내용을 결정한다.

이번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는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삼성중공업은 14개 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삼성중공업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위기를 맞았다.

당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임시주총에서 "액면가 감액방식의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위한 수권주식 수 확대는 다가오는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타개하고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해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엄혹한 경쟁 현실에서 도태되지 않고 사업 경쟁력을 지켜나가기 위해 절박한 상황에서 결정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드릴십 매각 등 현안이 해소되면 경영 정상화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유가상승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해양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드릴십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나머지 드릴십에 대한 매각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총 48척, 59억 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 91억 달러의 65%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물동량이 증가하자 당초 78억달러였던 수주 목표를 91억달러로 상향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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