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정부가 ‘탄소 중립’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산업군이 있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이다. 이 업종은 유독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미세 먼지도 많이 뿜어낸다. 시멘트 업종은 특히 두드러진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 이 기술이 시멘트 업종에 확대 적용하면 온실가스는 물론 미세 먼지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하는 염화칼륨을 품은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산 광물로 전환시켰다. 이번 기술은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전환하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시멘트 공장 현장에 설치된 파일럿 규모(100㎏-CO2/day) 평가에서 이산화탄소 제거율 97.5%, 흡수된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산칼슘으로의 전환율 100% 성능을 보였다. 초미세먼지(PM2.5)를 90% 없애는 효과를 보였다. 이산화탄소로부터 생산한 탄산칼슘은 도로용 건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미세먼지연구단 정순관 박사 연구팀은 산학연 공동으로 시멘트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은 동시에 줄이고, 폐플라스틱의 사용은 확대할 수 있는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시멘트 산업에서는 온실가스를 기술적으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 기술이 시멘트를 만들 때 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은 유연탄보다 탄소배출계수가 낮아 온실가스 배출은 낮추고 연료비용을 줄이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탄소배출계수란 원료 1kg을 태웠을 때 발생하는 탄소의 양(kg)이다. 계수가 클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한다.
문제는 폐플라스틱으로 에너지원을 바꿨을 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Cl)성분과 광물로부터 칼륨(K) 농축 먼지(시멘트 킬른 더스트)가 많이 발생하는 점이다. 염소 농축 먼지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처리할 때 비용이 비싸 폐플라스틱 활용 확대에 장벽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멘트를 제조할 때 배출되는 폐기물인 염화칼륨(KCl) 함유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하는 친환경적이며 경제적 기술을 내놓았다.
염화칼륨이 물에 잘 녹는 성질(용해도 339.7g/L, 20℃)에 착안해 추출을 통해 염화칼륨 함유 먼지로부터 염화칼륨을 99% 제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세정에 사용된 물은 역삼투압 방법을 이용해 염화칼륨을 분리하고 세정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적용해 물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염화칼륨이 제거된 미세 먼지 잔여물은 70% 이상이 생석회(CaO)로 구성돼 있어 탄산칼슘으로 전환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탄산화 반응의 원료로 사용된다. 폐플라스틱 연소로 발생한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배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전환하는 각각의 공정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하나의 반응기에서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경제적 공법이다.
정순관 책임연구원은 “시멘트 산업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역발상의 기술로써 국가 탄소 중립 실현과 폐플라스틱 대란을 해소하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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