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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괴물 달려들자' 삼성전자가 내세운 대책은


삼성전자 첫 신입 변리사 공채…업계 "늘어나는 글로벌 분쟁 대응차원" 풀이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신입 변리사 공개 채용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입 변리사 공채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이번 채용을 두고 삼성전자가 늘어나는 글로벌 특허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인력 양성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즉시 업무에 투입 가능한 경력직이 아닌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것은 이른바 '삼성전자 맞춤형' 변리사를 양성하기 위한 투자 차원에서의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0년 신입 변리사 채용'이 이날 오후 5시 마감된다. 삼성전자는 공식 채용사이트인 '삼성 커리어스(Samsung Careers)'에 공고를 내고 신입 변리사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직무적합성 평가 후 10~11월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방침이다. 합격자는 앞으로 삼성전자에서 특허 출원 및 IP 기술분석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신입 변리사 공채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경력직 변리사 위주의 채용을 이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력직 변리사 채용은 계속 있어왔으나, 삼성전자에서 신입 변리사를 공개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변리사 신입 공개 채용이 늘어나는 글로벌 특허 분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통상 신입의 경우 경력직과 다르게 즉시 업무 투입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신입을 뽑는 것은 삼성전자가 지식재산권 관리의 중요성을 감안, 자사 조직 문화에 맞춘 '맞춤형' 인재를 만들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신입 공채의 경우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인재를 뽑고 교육과 훈련 등을 시키는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기업이 공채를 통해 신입을 뽑는다는 것은 '우리 기업 문화'에 맞춘 '우리 사람'을 키우겠다는 뜻"이라며 "곧바로 업무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을 채용한다는 것은 결국 회사의 조직 문화에 맞춘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일종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TV,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ICT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꾸준히 특허 분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관련 산업이 첨단화되면서 일명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늘어났다. NPE는 제품을 생산·판매하지 않고 특허를 매입해 소송, 라이선싱 등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관련 기술 특허 문제로 인해 NPE인 '솔라스(Solas) OLED'로부터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피소됐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솔라스 OLED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특허를 매입한 뒤 소송을 거는 '특허괴물'로 알려진 업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에도 미국 NPE인 '액키즈 테크놀로지(ACQIS Technology)'로부터 미국 법원에 피소 당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TV 등 제품 생산 과정에서 특허를 침해했다는 게 액티즈 테크놀로지 측의 주장이다.

또 지난달에도 미국 NPE인 '개리티 파워 서비스(Garrity Power Service)'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등에 탑재된 무선 배터리 공유 기술 관련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이외 글로벌 기업과의 크고 작은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 본사를 둔 비디오 코덱(codec) 전문업체 디빅스는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의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JOLED도 지난 6월 미국과 독일에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삼성전자 본사 및 해외 법인과 관계된 특허침해 소송은 25건 이상으로 알려졌다. 매달 3건 이상의 특허침해 소송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변리사 인력을 확대, 법무실 외에도 각 주요 부문 개발 부서에도 변리사를 투입하며 개발 과정에서부터 지식재산권 소송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IT 등 신기술 첨단화로 NPE가 신산업군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NPE의 주 표적이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과거 모방에 주력하면서 산업을 키워온 만큼,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특허 관련 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해 현재 및 미래의 소송에 대비함과 동시에 지식재산권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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