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미국 정부에 화웨이의 수출 특별 허가를 요청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직 요청하지 않은 상태지만, 향후 영향 등을 검토하며 신청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가를 요청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안이 오는 15일 발효되기 때문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는 반도체에 집중됐는데,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 칩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디스플레이업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하는 드라이브 IC는 미국 ARM의 기술이 적용된 칩이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용 패널 대부분을 자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공급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데, 화웨이 물량이 빠질 경우 중국 업체가 따라붙을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수출 관련 특별허가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로 미미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향후 화웨이가 수요를 늘릴 수 있는 데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 만큼 허가 신청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 특별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반도체의 경우 디스플레이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매년 25조가량의 반도체를 사들여 시장에서 업계에서 '큰 손'으로 불린다. 애플, 삼성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구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2%, 11.4%에 달한다.
이에 따라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미국 행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D램 공급업체가 모두 나선 것이다.
다만 미국이 기업들의 수출을 승인해줄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추가 제재에 대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승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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