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카카오TV는 전 세계에서 IT기업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체 제작한 첫 케이스다.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다들 우리가 만든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카카오TV를 보고) '이건 좀 새롭네'라고 할지, '얘네들 애썼지만 잘 안 되네'라고 할지 요즘 잠을 잘 못 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찐경규'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OTT 서비스 후발주자의 고민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앞서 카카오TV는 "유튜브·넷플릭스와 다른 길을 간다"고 선언했지만, 해외 플랫폼 일변도의 국내 OTT 시장에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의 우려와 달리 카카오TV는 이틀 만에 오리지널 콘텐츠 누적 조회수가 총 350만 회를 돌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드라마 '연애혁명' 1회는 반나절 만에 조회수 50만 회를 넘어서더니, 이틀 만에 100만 회를 돌파했다. 개그맨 이경규가 출연한 예능 찐경규는 조회수 43만 회, 가수 이효리의 일상을 담은 '페이스아이디'는 38만 회를 기록했다.
카카오TV의 강점은 전 국민이 가입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다른 OTT보다 이용자 접근성이 높다. 실제 카카오TV는 카카오톡 채팅 목록 최상단에 노출하는 '카카오 비즈보드'에 광고를 게재, 카카오톡 이용자를 흡수하고 있다.
덕분에 카카오TV 채널 구독자 수는 일주일 만에 150만명이 늘어 현재 260만명을 기록했다. 260만명의 이용자는 카카오TV에서 새 콘텐츠가 뜰 때마다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받는다. 알림창에서 곧바로 동영상 보거나,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동영상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OTT 플랫폼보다 소비자 편의성이 높은 셈이다.
◆카카오TV, 콘텐츠 차별화에 사활…대규모 투자 예고
플랫폼 강점에도 불구하고 카카오TV가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콘텐츠다. 김 대표 역시 영상에서 "어떤 콘텐츠가 나올 거냐,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TV는 디지털 콘텐츠에 친숙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타깃으로 10~20분 내외의 콘텐츠를 빠른 호흡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세로·정방·가변형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프레임을 적용한다.
대규모 투자도 예고돼 있다. 카카오M은 오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총 3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간 1천억원씩 투자하는 셈으로, 이는 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사인 CJ ENM이 지난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들인 비용(4천878억원)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가 모여 만든 OTT '웨이브'의 연간 투자액(600억원)보다 67% 많다.
이를 발판삼아 카카오TV는 올해 드라마 6개, 예능 19개 등 총 25개 타이틀과 350여 편의 에피소드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후발 OTT로서 카카오TV의 오리지널 투자 계획은 충분히 공격적인 수준"이라며 "특히 카카오TV가 '숏폼(짧은동영상)' 위주임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아직 카카오톡 파괴력에 비해 카카오TV의 트래픽이 높진 않지만,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 같다"며 "향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킬러 콘텐츠가 생산되면 새로운 플랫폼 콘텐츠 제작사 중 가장 경쟁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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