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국 자동차 업계가 20년 만에 국내 수출 누적 기준으로 6천만대를 돌파했다. 1천만대 국내 수출까지 20년이 넘게 걸렸지만 5천만대를 추가하는데 걸린 시간은 20여년에 불과했다. 해외 생산 기지를 제외한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자동차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2일 17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을 진행한다. ‘자동차의 날’은 자동차 수출 누계 1천만대를 돌파한 1999년 5월 12일을 기념해 2004년 첫 제정됐다. 이날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1903년 고종황제의 어차가 등장한 이후 1955년 군용 지프를 개조해 만든 ‘시발(始發)자동차’ 생산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만 국산화율은 60%를 넘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1960년대 기술국산화에 집중했고, 1975년 첫 고유모델 ‘포니’를 탄생시켰다. 포니의 첫 수출을 통해 세계 시장에 한국 자동차를 알렸고 현재는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자동차 수출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가격경쟁력이 아닌 품질경쟁력을 내세운 것이 수출확대의 일등공신이다. 또한 소형·준중형 승용차에서 벗어나 중형급 이상 세단은 물론 다양한 SUV까지 전 차종을 생산하며 자동차 강국의 위상을 자랑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온 한국 차 산업은 2015년 이후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2012년 세계 5위로 올라섰지만 2016년부터 인도와 멕시코에 차례로 추월당하며 현재는 7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도 한국 차 생산량은 7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줄어든 395만대를 기록하며 4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의 생산량이 모두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른 업체간 경쟁 심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도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 계획으로 당초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해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은 지난달 수출 부진 등의 여파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물량의 60%가량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수출길이 막히면 국내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2분기에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충격이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국내 자동차 수출은 5%포인트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