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총 181억 원을 수령하며 유통업계 '연봉킹' 자리를 2년 만에 되찾았다. 2018년 구속수감 기간 중 연봉을 자진 반납하면서 5개월간만 연봉이 산정돼 그 해 보수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지난해에는 모두 반영이 된 데 따른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등 7개 회사에서 총 181억7천8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2018년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구속 수감이 되지 않았던 2017년에 비해서도 30억 원 가량 많아진 금액이다.
신 회장은 2016년에는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제과에서만 총 77억5천100만 원을 수령했지만, 2017년에는 롯데지주,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에서 추가로 급여를 받게 되면서 152억3천300만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2018년 2월 국정농단에 휘말려 실형이 선고돼 구속 수감되면서 주요 계열사에서 받던 급여를 7개월 가량 받지 않아 그 해 연봉은 78억1천700만 원에 그쳤다.
당시 신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급여를 계속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7개 계열사에서 받아오던 급여를 2018년 3월부터 7개월여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롯데지주에서 20억7천200만 원, 롯데쇼핑에서 22억1천400만 원, 롯데케미칼에서 41억1천300만 원, 호텔롯데에서 33억3천600만 원, 롯데제과에서 21억7천800만 원, 롯데칠성음료에서 16억9천400만 원, 롯데건설에서 25억7천100만 원 등 총 181억7천800만 원을 수령했다. 롯데건설은 급여와 상여금 외에 퇴직금 9억3천800만 원이 포함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2018년에는 구속기간 중 급여를 받지 않아 5개월 기간 동안 연봉이 산정된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롯데건설에서 퇴직금까지 포함된 지난해 연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2018년 총 160억 원을 수령하며 유통업계 '연봉킹'에 올랐던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신동빈 회장에게 역전 당했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정도로 위기를 겪었던 탓에 이 회장 연봉은 전년 대비 약 23% 감소한 124억5천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CJ제일제당에서 받은 보수는 2018년 64억9천700만 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28억 원에 그쳤다. CJ로부터 받은 보수도 10억 원 가량 줄어든 61억8천만 원이었다. 다만 CJ ENM에선 전년보다 10억 원 이상 많은 34억7천만 원을 받았다.
CJ그룹 관계자는 "회사 매출액이 지난해 약 14.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3% 증가해 상여금이 지급됐다"며 "다만 CJ주식회사와 제일제당의 인센티브가 감소하면서 보수 총액이 작년보다 약 35억 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CJ ENM에서 지난해 36억5천800만 원을 받았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CJ제일제당에서 받은 연봉이 2018년보다 약 60% 줄어든 35억6천만 원에 그쳤다. 2018년에는 88억7천200만 원을 수령하면서 오너일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상여금이 대폭 줄어 연봉도 급감했다.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는 이명희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이마트에서 각각 29억3천3천400만 원, 신세계에서 각각 11억4천700만 원을 지급 받아 총 40억8천1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2018년보다 소폭 줄어든 35억6천200만 원,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전년 대비 1억 원 가량 늘어난 31억1천400만 원을 받았다.
이에 오너 일가의 지난해 총 보수는 148억3천800만 원으로, 2018년보다 1억 원 가량 줄었다. 또 지난해 이마트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갑수 전 대표는 지난해 퇴직소득 38억4천600만 원 등을 합해 총 50억5천900만 원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정지선 회장이 급여 28억6천400만 원, 상여금 6억8천만 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 원을 합쳐 총 35억4천500만 원을 수령했다. 2018년에 비해 1천300만 원 늘어난 금액이다. 정교선 부회장은 12억9천200만 원을 받았다.
또 지난해 물러난 이동호 전 부회장과 박동운 전 사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각각 60억9천700만 원, 40억3천5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지난해 보수가 2018년보다 6억 원 가량 늘어난 32억6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급여는 12억8천만 원으로 2018년과 동일했지만, 상여금이 전년 대비 6억 원 가량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은 17억9천9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그룹에서 6억5천300만 원, 아모레퍼시픽에서 30억4천7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는 2018년보다 각각 6천만 원, 6억 원 가량 높아진 것으로, 총 연봉액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37억 원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33억3천700만 원으로, 2018년보다 5억 원 이상 높은 연봉을 받았다.
편의점 업계 1위에 올라서는 데 많은 공을 세웠던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지난해 전년보다 5억 원 가량 더 많은 연봉을 받았다. 2018년에는 급여만 수령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신장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상여금이 급여의 절반 이상 책정됐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총 14억6천700만 원이다.
업계 라이벌인 홍석조 BGF 회장은 지난해 급여 4억1천만 원, 상여 3천400만 원, 변동급 4억7천3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500만 원을 합쳐 총 9억2천200만 원을 받았다.
식음료업계에선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총 49억5천7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고,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32억6천600만 원을 받았다.
또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26억4천800만 원,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이 10억4천400만 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7억5천500만 원을 수령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총 16억8천만 원,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은 대상홀딩스에서 16억8천만 원, 신춘호 농심 회장은 20억5천772만 원을 받았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도 지주사와 농심에서 총 16억9천101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총 37억7천500만 원, 담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은 29억3천220만 원을 받았다. 오리온그룹은 허인철 부회장에게 지난해 29억3천300만 원을 지급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은 지주사와 해태제과식품에서 37억5천300만 원을, 아들인 윤석빈 사장은 지주사에서 7억2천100만 원을, 사위인 신정훈 대표는 해태제과식품에서 13억400만 원을 받았다.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은 지난해 11억 원을 받았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16억1천991만 원을 수령했다.
패션·뷰티업계에선 구본걸 LF 회장이 19억1천만 원, 한영대 BYC 회장이 10억7천552만 원,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성래은 영원무역 사장이 각각 10억 원, 5억8천700만 원을 받았다. '디스커버리'로 패션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창수 F&F 대표는 지난해 9억6천331만 원의 연봉이 책정됐다.
작년에 퇴진한 윤동한 한국콜마 전 회장은 퇴직 소득을 포함해 총 122억2천492만 원을 수령했다.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은 27억846만 원을 받았다.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은 지주사에서 15억6천400만 원, 애경산업에서 16억4천100만 원을 수령했다.
가구업계에선 강승수 한샘 회장이 지난해 10억2천700만 원을 받았다. 작년 말 자리에서 물러난 최양하 전 회장은 퇴직소득을 포함해 총 86억5천600만 원을 받았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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