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황금빛 기자] 롯데와 '유통 맞수'인 신세계그룹 수장 이명희 회장이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21일 오후 2시 5분쯤 신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정 부회장과 함께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차정호 신세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등 10여 명의 대표급 임원들도 동행했다. 신세계 측은 그 동안 많은 유통 부문에서 서로 경쟁하며 발전해 왔던 만큼 롯데와의 인연이 깊어 애도하는 마음에 빈소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임원들은 조문을 마치고 금방 나왔으나,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은 40여 분간 빈소에 머무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오랜 친구 사이로, 빈소에서 옛날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 부회장은 이 회장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조문을 마친 후 이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신 전 이사장과는 친구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평소 참 많이 좋아한다"며 "안에서 여러 얘기들을 나눴다"고 답했다.
이날 유통 맞수인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이 신 명예회장 빈소에 나타나면서 재계에서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롯데와 신세계는 대표적인 유통 대기업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함께 경쟁하고 있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또 이날 오전에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범석 쿠팡 대표도 임원진들과 함께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짧은 말을 남긴 채 길을 나섰다.
CJ그룹 역시 이재현 회장과 손경식 회장이 각각 빈소를 찾았다. 지난 20일 오후 2시께 비서의 부축을 받고 빈소에 방문한 이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거인을 잃게 돼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자격으로 빈소에 방문한 손 회장은 "신 명예회장은 전설적인 기업인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을 일으킨 분이었던 만큼 존경했고 최고의 원로 경영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우리에게 전설적인 기업인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지난 20일 오후 3시 입관식이 치러진 이후 4시 32분경 장남인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 BU장과 함께 빈소에 방문했다.
허 회장은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헌신한 신 명예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은 국내 식품과 유통 산업의 기반을 닦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선구적인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사진=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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