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국내 항공업계를 강타했다. 공급 과잉으로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주력하던 일본 노선 수요마저 급감하자 수익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심사를 강화하고, 한국을 수출 절차상 우대 혜택을 부여해온 우방국, 즉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빌미로 일방적인 수출 규제에 나서자 우리 국민들은 곧바로 '일본 보이콧'에 나섰다.
이로 인해 항공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적 항공사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570억 원 영업손실을 냈고, 제주항공(-174억 원), 진에어(-131억 원), 티웨이항공(-102억 원), 에어부산(-195억 원) 등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1천1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70% 급감한 수준이다.
4분기에도 여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불매운동 시작된 지 5개월 정도가 흘렀지만, 일본 노선 수요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여객 수는 89만1천851명으로 전년보다 43.7%나 감소했다. 일본 불매 운동이 본격화된 8월 22.8% 감소세를 보였는데, 비수기에 들어서자 감소 폭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4분기에도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하고, 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 적자 폭을 확대하는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플라이강원이 취항한 데 이어 내년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취항하면서 출혈 경쟁까지 예고되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홍콩, 동남아 노선 업황의 급격한 악화는 단거리 노선이 주력 시장인 LCC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수급과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안에 구조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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