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가 사면초가의 위기로 내몰린 형국이다. 국내에선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포가 늘어 폐점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해외 주력 사업지였던 베트남마저 신규 점포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9일 오후 5시를 기해 서부산점 영업을 22년 만에 종료한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 이마트 점포는 6개에서 5개로 감소한다.
이마트 측은 인근 부산 강서구에 이달 말 스타필드 시티 명지점 오픈으로 기존 이마트 매장을 폐점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마트가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부실 점포 수가 늘어나자 이를 정리해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는 최근 3년간 7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2017년에는 장안점을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전환했고, 울산 학성점, 인천부평점, 대구시지점, 인천점, 일산 덕이점은 폐점됐다. 그 사이 신규 점포는 의왕점 1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점포 수도 2016년 147개에서 올해 141개로 줄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달 30일에 오픈하는 스타필드 시티 명지점에 트레이더스 등이 들어서면서 소비층이 겹칠 것으로 보고 내실 효율화 차원에서 영업 종료를 하게 된 것"이라며 "건물은 매각하지 않고 '노브랜드'로 전환한 장안점처럼 다른 업태로 변경해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마트는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베트남 2호점 공사도 중단한 상태다. 이곳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사가 모두 중단돼 오픈 시기가 무기한 미뤄졌다. 당초 이곳은 이르면 올해 말쯤 오픈될 예정이었으며, 이마트는 중장기적으로 5~6개 매장 출점을 계획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모든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내 정치 이슈로 인해 공사가 잠시 중단된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부동산 프로젝트가 전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내외적인 이슈로 이마트의 확장 속도가 갈수록 주춤해지고 있는 데다, 경기 악화와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실적 타격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올해 2분기 할인점 사업에서 창사 처음으로 4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기존점 매출은 4.6%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9.3%나 떨어졌다. 여기에 증권가에선 3분기에도 이마트 영업이익이 24.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할인점은 기존점 성장률의 부진과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판관비 증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할 것"이라며 "트레이더스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점의 영업이익은 부진점포 효율화 작업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적자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4분기까지는 부진한 실적 흐름 이어질 것"이라며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 모멘텀으로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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