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로 시작된 청와대 앞 촛불 농성이 7시간 만인 17일 0시께 마무리됐다.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외쳤던 가짜 촛불이 아닌 진짜 촛불을 들고 싶다"고 했다. 초유의 제1야당 대표 삭발 투쟁으로 '조국 정국'은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6월 말, 조국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불거졌을 때부터 번진 논란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지나며 다소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황 대표의 전격적인 삭발이 한국당의 투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던 리더십 논란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야권 결집의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원내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 장관 출석을 문제 삼아 이날로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무산시켰다. 통상 국무위원들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본회의에 출석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경청한다. 신임 국무위원의 경우 임명 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게 돼 있다.
조 장관이 바로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앞서 인사말을 할 차례였다. 한국당은 조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출석 자체를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23~26일 대정부질문도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조 장관은 이날 국회를 방문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이인영 원내대표에 이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예방, 취임 인사를 하고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예방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정국'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황 대표가 삭발을 단행한 날, 조 장관 가족 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인 5촌 조카가 구속됐다. 야당은 조 장관 임명 철회를 더욱 강하게 주장하며 투쟁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자칫 30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모든 일정을 집어 삼키는 메가톤급 태풍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치권이 그야말로 시계제로 상태에 놓인 셈이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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