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 노사가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노조가 파업을 준비하고 있어 여름휴가가 끝난 8월 이후 국내 완성차 업계 노조가 줄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업계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8월 초까지 노사가 교섭을 타결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29~30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고, 8월 1일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현대차 노조는 노동위 조정 중지 결정과 파업 찬성 조합원이 절반을 넘으면 여름휴가가 끝난 이후인 8월 중순쯤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30일 상견례 이후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천526원(5.8%, 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으로 지급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도 이달 30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지난 6월 13일 첫 상견례를 한 기아차 노사는 이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23일 10차 본교섭에서 최종교섭이 결렬된 바 있다. 당시 사측이 ▲기본급 3만8천 원 인상 ▲기본급의 150% + 170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조합원 눈높이에 부족하다며 거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 안에 대해서는 노사 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8월 13일 본교섭 진행을 앞두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18일 상견례 이후 29차례 본교섭을 열어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다, 1년 만인 지난 6월 14일 노사의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가결돼 임단협을 최종 타결한 바 있다.
잠정 합의안 내용은 ▲기본급 동결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 원 지급 ▲성과급 976만 원 + 기본급(자기계발비 포함)의 50% 지급 ▲전환배치 절차 개선 등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 여름휴가가 끝나고 8월 12일 이후 노사 간 협상 일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파업 가능성은 남아 있다. 8월 13일로 예정된 본교섭 전에 노조가 요구안을 수정할 수 있어서다. 노조가 파업 수순에 들어가면 생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르노삼성차 본사는 노조 파업이 이어지자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닛산 SUV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을 연기한 바 있다.
한국지엠 노조도 지난 25일 임단협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12만3천526원(5.7%, 호봉 승급분 제외)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650만 원 격려금 ▲지난해 축소한 임직원 복리후생 원상회복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월 상견례를 시작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 요구안에 대해 아직까지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경영 상황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적인 입장이다"며 "대내외 경영 환경의 고려 속에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휴가 이후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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