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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게임 질병 논란 ICD-11 국내 도입 '시동'


KCD 초안 마련 착수…"도입은 확정이나 시점은 미정"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통계청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 국내 도입을 위한 초기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ICD-11는 게임 질병코드가 포함 돼 현재 게임 업계 등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그러나 통계청은 국내 질병분류체계인 KCD에 ICD-11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확정적이라는 입장이다. KCD가 개정된 ICD를 반영하지 않은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CD-11 최종 확정에 앞서 공개된 버전을 반영, 한국 표준질병·사인분류(KCD) 초안 마련을 진행해 왔던 것.

다만 구체적인 국내 도입 시점과 방식,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제외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기존 사례가 없어 우선 초안이 어떻게 마련될 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초안은 이르면 2023년께 나올 전망이다.

 [그래픽=아이뉴스24]
[그래픽=아이뉴스24]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17년부터 ICD-11 베타버전을 이용한 자료검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ICD-11 베타버전을 공개하고 지난달 이를 최종 의결했다.

통계청은 "개정되는 ICD-11의 양이 방대한 탓에 2017년부터 베타버전을 사용해 ICD-11 연구를 시작, 단계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ICD-11을 KCD에 반영하기 위한 첫 준비 과정으로, KCD 개정을 위한 첫번째 절차인 '자료검토'에 해당한다.

통계청은 해당 자료검토 과정을 거쳐 ICD를 토대로 한 KCD 개정 연구 결과, 민원 자료 분석, 코드사용 현황 검토 등을 통해 개정될 KCD의 초안을 마련하게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ICD가 권고이기는 하나, ICD-11을 국내에 받아들이는 것 자체는 확정적"이라며 "현재 ICD-11이 반영되는 KCD 초안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로 자료검토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KCD-8, 개정 절차에 3년7개월 소요 전망…2020년 개정 완료

KCD는 ICD를 기반으로 5년마다 개정되며, 7차까지 개정된 상태다. 다음 개정은 2020년으로 통계청은 지난 2017년부터 ICD-10을 기반으로 한 KCD-8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KCD는 ▲자료검토 ▲1차 의견수렴 ▲의견 조정절차 ▲2차 의견수렴 ▲3차 의견수렴을 거쳐 초안과 조정안, 잠정안, 최종안을 마련한다. 이후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고시와 홍보·교육 및 활용지원 절차를 거친다.

2020년 개정되는 KCD-8의 경우,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간 자료검토 과정을 거쳐 초안이 이미 마련된 상황이다.

이 초안을 토대로 1차 의견수렴과 의견 조정절차를 거치면 조정안이 나온다. 정부와 기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1차 의견수렴 이후, 의견 조정절차를 통해 이해관계 파악 및 사실에 근거한 의견 조율 등이 이뤄진다. 필요시에는 대면 회의도 개최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2차 의견수렴을 통해 잠정안이 마련되고, 이후 통계청은 검토를 거쳐 KCD-8 최종안을 확정하게 된다. 최종안은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내년 7월 고시된다.

시행은 2021년 1월 1일부터로, 이때부터 통계청은 KCD 개정판에 대한 홍보·교육 및 활용 지원에 나서게 된다.

KCD-8 개정 절차 [그래픽=아이뉴스24]
KCD-8 개정 절차 [그래픽=아이뉴스24]

◆ICD-11 반영하는 KCD 초안 마련 착수…2025년 KCD-9 반영 가능성 커져

통계청이 ICD-11 관련 초기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2025년 개정되는 KCD-9에 반영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ICD-11은 2022년 1월부터 발효돼 KCD-9부터 적용이 가능하다.

통계청 역시 이르면 2025년 도입, 2026년 시행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이의 구체적인 국내 도입 시점과 질병코드 제외 여부 등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번 ICD-11에 등재된 게임이용장애를 놓고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부 질병코드를 임의로 제외한 채 ICD를 받아들인 경우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일부 질병코드만 제외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도 지금은 언급하기 어렵다"며 "초안이 마련돼야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해당 초안은 이르면 2023년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ICD-11은 27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2017년부터 매년 3~4장 정도 분량의 속도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게임업계를 중심으로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계청이 해당 작업에 착수한 만큼 게임이용장애 국내 도입 저지를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 및 연구 등을 진행하기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계청이 이미 ICD-11 국내 도입 작업에 착수한 상황에서 업계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와 관련한 객관적인 대응 근거를 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지금은 감정적 대응보다 이성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으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 동안 과학적 연구 등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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