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란의 비중이 높지 않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한국 정유업계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국제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70달러(2.7%) 급등한 배럴당 65.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도 2.07달러(3.04%) 오른 74.04달러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등 8개 국가는 미국 정부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한시적으로 예외를 허용돼왔으나 오는 5월2일 시한만료 이후에는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5월2일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은 전면 금지된다.
◆국제유가, 추가 급등은 없을 전망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안으로 유가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진단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란의 공급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란의 원유 생산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9% 수준이며, 글로벌 내에서 3% 수준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게다가 이란 원유 생산량은 일간 270만 배럴 수준으로, 제재 이전 대비 40% 가량 감소한 상황"이라며 "여기서 추가적으로 공급량이 감소해도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또한 미국은 이란 제재로 인한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을 약속 받았다.
김소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자말 카슈끄지 이슈, 석유생산자담합금지법(NOPEC) 법안 통과 등의 카드를 사용해 사우디에 증산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미국 셰일생산 증대,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원유수요 둔화도 국제유가 하락을 이끌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WTI 기준으로 70달러는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배럴당 70달러 내외까지 유가가 오르게 되면 산유국의 증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이기 때문에 OPEC 감산 의지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韓 업체들, 이란산 원유 대체 쉬울 것
이번 미국의 조치로 그동안 예외적으로 이란 원유 수입을 허용받았던 한국 역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된다.
심혜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정유업체들이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원유 도입선의 변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이란산 원유도입비중은 2016년 10.4%에서 2917년 13.2%까지 상승했으나, 이란 제재 이슈로 인해 지난해에는 5.2%까지 급락했다. 이후 이란 제재 예외조항으로 인해 2019년 2월 8.6%까지 상승했으나, 이는 추후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 애널리스트는 "월간 의존도 또한 제재 이슈 부각 후 급격하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도입선 변화는 용이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판단했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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