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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도입 10주년…2세 이하 영유아가 위험하다


박선숙 의원, 영유아보육법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룰안 발의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최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의 보편화로 인해 영유아의 위험노출도도 더 커졌다. 특히 2세 이하 영유아가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접할 경우 의학적으로 언어능력, 정서 및 행동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관련 법안이 발의돼 주목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2세 이하 영아들의 건강한 발달과 성장을 위해, 2세 이하의 영아가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미디어에 접촉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영유아보육법'과 '아동복지법'일부개정 법률안을 12일 발의했다.

'영유아보육법'·'아동복지법'일부개정안 법률안은 디지털미디어 노출로부터 2세 이하의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영유아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등을 접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디지털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해 보호자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보호자(아동복지법)와 보육교직원(영유아보육법)은 2세 이하의 영아가 디지털미디어를 접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를 부과했다.

박 의원은 "디지털미디어 과의존 문제는 지난 10년간 이미 영유아기 때부터 스마트기기를 접촉해온 청소년들에게 누적되어 있으며, 지금 태어나는 영아들에게는 더 많은 디지털콘텐츠가 제공되어 향후 더 큰 문제로 발현될 수 있다"라며 "지금 당장 강제 금지 조항을 도입하지는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와 보호자, 보육교직원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번 법안은 그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어린이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지난해 12월 7일 통과시킨 바 있다.

올해는 첫번째 스마트기기인 아이폰이 국내 도입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년간 스마트폰은 TV·인터넷·게임·영상 등 모든 디지털미디어를 통합하는 매체로 성장했다. 통신강국 대한민국은 지난 10년간 그런 변화의 선두에 서왔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 퓨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스마트폰 보유율 95%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의 보편화와 함께 디지털콘텐츠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디지털콘텐츠가 주는 강한 자극이 아이들의 상상력과 집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더 큰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브레인(Popcorn Brain)'을 만들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10대 청소년기의 뇌인지 발달을 연구하는 대규모 장기연구인 ABC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21개 지역센터에서 1만2천여 명의 9~10세 청소년을 추적 관찰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스마트폰이나 비디오게임이 청소년의 사고나 언어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2018년 10월,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 기능과 관련 있는 뇌피질의 두께가 정상보다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유아기나 청소년기에 앞서 영아 때부터 디지털기기를 접촉할 경우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지난 2016년 10월, 영유아기의 스마트기기 이용과 관련 연령별 이용시간, 연령별 이용가능 콘텐츠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했고, 2세 이하의 아동에게는 '사용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프랑스 의회에서는 지난해 11월 20일, 2세 이하 영아의 스크린 조기 노출 문제 대응법안이 상원을 통과했고, 하원에 회부돼 있다. 여러 나라가 2세 이하 영아의 디지털미디어 노출에 대해 권고적 조치 또는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2월 17일 개최된 영유아 디지털미디어 조기노출 현황과 대책 모습
지난 12월 17일 개최된 영유아 디지털미디어 조기노출 현황과 대책 모습

한편, 박 의원은 법안 발의에 앞서 지난해 12월 17일 '영유아 디지털미디어 조기노출 현황과 대책'이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후원한 토론회에서 발제자인 이정림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미디어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법이 없고, 발달특성상으로만 접근한다”라며 "법이 구체적인 연령별로 세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교륭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24개월 미만 영유아 25%가 스마트 기기에 노출돼 있으며, 전체 영유아의 24%는 잠재적 위험 사용자 군이고, 영유아의 고위험 사용자군은 6%로 성인보다 높다"라며 "영유아기는 두뇌 발달이 진행되고 완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스마트기기의 자극에 노출되면 두뇌발달을 저해하며 더 큰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브레인 현상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문혜련 경기대학교 유아교육전공 교수는 "2세 이하 영아기의 경험이 이후 학습능력, 자존감, 유능감 등 두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디지털미디어에 중독되었을 때 사고력과 판단력 문제가 생겨 충동조절이 되지 않고 주변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발표했다.

전주혜 미디어미래연구소 팀장은 “디지털미디어의 과의존 방지를 위해서는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영유아 보호자를 대상으로 과의존 예방 교육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2세 이하가 디지털미디어에 노출되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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