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도민선 기자] 콘텐츠 소비에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로레이팅이 올해 본격 활성화 될 전망이다.
당장 SK텔레콤이 올해 론칭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제로레이팅 적용을 예고한 때문이다.
다만 제로레이팅에 대한 사후규제 등 제도 정비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변수는 있는 상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 현장에서 "푹과 옥수수를 합치는데 앞으로 돈벌고 실적 올리는 부분은 없애고 가치 상승부분에만 주력 할 것"이라며, "통합 OTT 서비스에서 제로레이팅을 띄우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최근 지상파3사와 협력해 OTT서비스인 '푹'과 SK브로드밴드 '옥수수'를 통합하는 작업을 1분기 내 마칠 예정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제로레이팅을 도입해 OTT 사용자의 데이터 부담을 크게 낮추겠다는 것.
제로레이팅은 특정 서비스 데이터 비용을 이용자 대신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 대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나 이통사 스스로 부담하는 형태여서 이용자에게는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다.
앞서 SK텔레콤이 쇼핑몰 11번가 모바일페이지나 증강현실(AR) 모바일게임 '포켓몬GO' 등에 자사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제로레이팅을 적용해왔으나 일부 서비스에 그쳤다.
이에 더해 박 사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이 출시될 때 네이티브앱(선탑재)으로 들어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시장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제로레이팅과 앱 선탑재를 통신서비스·단말의 마케팅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5G 시대 제로레이팅 '탄력' 예고…제도 정비는 숙제
SK텔레콤처럼 서비스 이용시 데이터 소모량이 많은 OTT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할 경우 이동통신업계 전반에 제로레이팅 활성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세대 통신(5G)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지는 올해 미디어서비스의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어서 이 같은 제로레이팅 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이용자의 통신비 인하 효과 등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텔레콤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제로레이팅 활용을 위해 콘텐츠 사업자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본격적인 활성화에는 제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제로레이팅이 사업자 차별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논란도 있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그간 일시적인 사업자 협약으로 제로레이팅이 이뤄지기는 했으만 그에 대한 대가교환이 유지되지 않아 서비스가 지속되지 못했다"며, "더욱이 제로레이팅은 정부의 사후규제가 원칙이나 사안에 따라 감독당국이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어 명확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정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도 이의 사전금지 여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제로레이팅이 사업자간 경쟁을 제한하는 가능성에 한해 전기통신사업법이나 공정거래법 상 사후규제는 가능하다는 게 정부 측 해석이다.
그러나 국회 여당 일각에서 제로레이팅이 망중립성 원칙 위반이며 공정경쟁을 헤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 등이 필요한 상태인 셈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제로레이팅 확산 시 (자금력에서 열세인) 신생 서비스·CP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제로레이팅 서비스의 허용 내지 묵인으로 차별없는 망 제공을 보장해야 하는 망중립성 훼손을 방관하는 관련 기관의 애매한 태도는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중인 5G정책협의회에서도 지난달 제로레이팅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문기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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