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한국판 '알파고'가 나올까.
NHN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이 한국 프로기사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한돌은 지난 2016년 이세돌 기사와 맞붙었던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8일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에 따르면 한돌은 지난 3일 한국 프로기사인 이동훈 9단을 상대로 1시간 30분, 168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신민준 9단과의 대국에서 불계승을 거둔데 이어 2승째다.
이동훈 9단은 "어디서 잘못 뒀는지 모르겠다"며 "초반은 계획했던 스타일로 짜인 것 같은데 바둑이 끝나고 나서 보니 결과적으로 나빴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 "우상귀 턱밑에 붙여 온 수는 깜짝 놀랐다"며 "인공지능을 상대로 흔들기도 통하지 않아 갑갑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국은 NHN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바둑 게임인 '한게임 바둑'이 한돌 출시 1주년을 기념해 한달 간 다섯명의 최상위 랭킹 바둑 기사와 릴레이 대국을 펼치는 이벤트의 일환이다.
한돌은 이제 랭킹 1, 2, 3위 프로기사와의 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다음 경기는 국내 바둑 랭킹 3위인 김지석 9단과의 대국으로 9일 오후 8시 진행된다. 11일에는 박정환 9단, 23일에는 신진서 9단과의 대국이 준비돼 있다. 회사 측은 한돌이 연승할 경우 5국은 기자가 관전할 수 있도록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돌은 NHN엔터테인먼트 사내 머신러닝 연구개발 조직의 게임 AI 담당부서에서 개발한 바둑 AI다.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근한 이사가 주도하고 있다.
앞서 한돌은 한게임 기보를 포함해 사람이 둔 경기를 바탕으로 학습한 모델을 사용했으나, 현재는 사람이 둔 기보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자가대국(self-play)으로 기보를 생성, 이를 다시 자가대국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다음 수에 대한 예측과 다음 수에 대한 이길 확률을 출력한다"며 "실제 바둑을 둘 때 처럼 흑 한 수, 백 한 수를 번갈아 두면서 어떤 수가 제일 좋은 수인지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해서 대국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부터 2월 28일까지 한게임 바둑 9단 이용자라면 누구나 한돌과 맞붙을 수 있는 이벤트 매치가 진행됐는데 이때 한돌의 승률은 80.5%를 기록했다.
한돌은 실시간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국 및 데이터 습득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한돌은 2016년 이세돌 기사와 맞붙었던 알파고의 수준은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둑을 배우고 싶고 바둑을 즐기는 모든 이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AI를 만들어 보다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보편적 AI, 일반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AI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단순한 문제뿐 아니라 일상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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