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전자가 생활가전(H&A)과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의 약진 속 상반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부진이 지속됐고,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와 B2B(기업간거래)사업본부의 실적 상승이 늦어진 점은 아쉬웠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194억원, 영업이익 7천7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영업이익은 16.1%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 따지면 매출 30조1천424억원, 영업이익 1조8천788억원을 달성했는데, 상반기 매출액이 3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 클럽'에 깜짝 가입했던 1분기 실적의 기여가 컸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역시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였다. H&A사업본부는 에어컨 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었고 스타일러(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3대 '신성장 가전제품'의 판매가 늘며 상반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9.9%다. HE사업본부도 프리미엄 TV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상반기 12.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MC사업본부는 G7 씽큐의 야심찬 출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오히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뒷걸음질쳤다. MC사업본부는 이로써 1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VC사업본부는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메모리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신규 프로젝트 자원 투입 증가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B2B사업본부는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문에서는 성장을 이어갔지만 태양광모듈 사업부문에서의 부진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다소 줄었다.
LG전자는 3분기 사업 전망과 관련해 시장의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프리미엄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고 각종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H&A사업본부는 신성장 가전제품들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했다. 김이권 H&A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은 "건조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가 내수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해외에 신성장 가전제품들의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판매가 급증한 것은 3분기 실적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코웨이 등 경쟁업체들이 의류관리기를 출시했거나 출시 계획을 잡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은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며 "스타일러는 중국, 대만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고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이어간다면 스타일러가 의류관리기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HE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프리미엄TV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OLED TV 및 UHD TV의 지속적인 매출 확대와 꾸준한 원가 경쟁력 제고를 통해 건전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하진호 HE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2021년이면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능력이 1천만대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 중심의 TV 판매 전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OLED TV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E사업본부의 수익성은 결국 환율이 결정할 것으로 봤다. 하 전무는 "OLED TV와 하이엔드 TV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수익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외부 환경에 가장 영향받는 것은 환율이며, 환율이 안정된다면 제값 받기, 제품 믹스 구조 고도화 등으로 지속적인 수익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MC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침체기에 접어든 데다가 삼성전자·애플 등에서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함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단 LG전자는 G7·V35 씽큐의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플랫폼·모듈러 강화를 통한 수익 구조 개선으로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서동명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은 "분기 단위 매출 2조3천억원~2조4천억원 정도는 유지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고 수익성 문제로 100달러 이하의 저가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를 하지 않다 보니 매출이 다소 빠졌다"며 "하반기에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대해 분기 매출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VC사업본부는 미국의 통상 정책 변경 속 3분기 전세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산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VC사업본부는 올 하반기 매출 1조원 달성 및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세웠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예정대로 되고 있기는 하지만, 주력 거래선들의 매출 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기존 프로젝트에서 매출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장기적인 성장 추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김근태 V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VC사업본부의 수주 잔고는 34조원으로 지난 2015년 사업본부 수립 당시 1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었다"며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은 지연되겠지만 사업의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B2B사업본부는 사업군별로 성장 전망이 엇갈렸다. ID사업은 프리미엄 위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태양광모듈 사업은 일부 국가의 보조금 지원정책 및 관세 정책 변경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 하락을 예상했다. 이에 ID사업은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가고, 태양광모듈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인정되는 산업군에서의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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