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관광 산업을 중심으로 한한령(한류제한령) 해빙 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게임 업계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모습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제재가 심화된 지난해 3월 이후 200개가 넘는 중국산 게임이 국내에 진출하는 동안 국내 게임은 중국 시장에 단 하나도 진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달 열리는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8'을 기점으로 게임 업계에도 한한령 해빙 바람이 일지 관심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는 등 사드 보복에 따른 한한령 기조가 완화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1% 증가한 37만명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심의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사드 보복에 따른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급감했으나, 사드 기조가 완화되면서 방한 중국인 입국자 수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객 비자 발급 금지 정책까지 완화될 경우 회복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한령의 직격탄을 맞았던 게임 업계에는 아직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실제로 게임 업계는 한한령이 심화된 지난해 3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은 전무한 상태. 판호란 중국 현지 서비스를 위한 게임 인·허가권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이를 발급받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
판호 발급이 중단되면서 국내 게임들의 중국 수출은 올스톱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넷마블, 펍지주식회사 등은 기약 없이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중국산 게임들과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다.
앱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21일까지 국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론칭된 중국산 게임은 총 202개로 집계됐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매월 10여 개 이상이 꾸준히 출시되면서 총 90여 개가 넘는 중국산 게임이 국내에 진출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성명을 내고 "우리 게임은 세계시장에서 중국에 추월당하고, 중국산 게임들은 우리나라를 점령하고 있지만 정작 국산 게임은 중국 판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관광 한한령은 풀리고 있지만, 게임 한한령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차이나조이 2018을 계기로 게임 업계 한한령도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차이나조이 2017에서는 한한령 문제로 국내 게임사들이 공동관 부스에 '한국 공동관(KOREA Pavilion)'이라는 명칭조차 사용할 수 없었지만, 올해는 한국 공동관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진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차이나조이 2018에서 주최 측이 한국 공동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의한 판호 발급 재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차이나조이에서 국내 업체들의 게임이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출품된다면 중국 판호 발급과 관련된 이슈도 다시 한번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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