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중국이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 형식승인을 결정하면서 배터리 한한령이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 차량에 형식승인을 결정한 것은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조치가 진행된 지난 2016년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특히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최근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계를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킨데 이은 호재 소식으로 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부는 지난 22일 '2018년 4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 발표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벤츠 전기차량에 대해 형식승인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제조사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 정부의 형식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백운규 장관은 이날 진행된 한중 산업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먀오웨이 공업신식화부 장관이 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장착된 벤츠에 대해 보조금 지원 형식승인이 22일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와 사드배치 논란 등으로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목록에서 제외해 왔다. 전기차 보조금이 차량 가격의 절반에 달해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사실상 어렵다 보니 국내 업계의 피해는 계속돼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량에 대해 형식승인을 결정하면서 중국 내 배터리 한한령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의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이같은 기대는 커지고 있다.
화이트리스트는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중국 내 친환경차 배터리업체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침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는 다르다. 하지만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될 경우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배제할 명분이 사라지다 때문에 보조금 지급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백 장관은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1차 화이트리스트에 국내 업체를 포함시킨 게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중국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대한 형식승인은 하나의 긍정적인 시그널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진일보한 소식이 연일 들려오면서 업계에서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화이트리스트 등재에 이어 SK이노베이션 배터리의 형식승인은 향후 중국 내 배터리 한한령이 제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낙관할 수는 없다는 반응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형식승인을 내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국 정부의 계속된 요구에 일부 제품에만 이른바 '선물'을 준 것 아니겠느냐"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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