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재계에서 미국 사립명문대인 남가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이하 USC) 출신 중에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유독 눈에 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현태·현아·현민 등 한진가(家) 삼 남매 모두 USC 출신이어서다. 이 같은 배경에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USC에 기부하는 돈과 관련이 깊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상당수가 미국 사립명문대인 USC를 졸업했다.
1880년 설립된 미국 LA 소재 USC는 재단 이사들이 운영하는 미국 사립명문대 중 하나이다. 미국 USNEWS紙의 대학 평가에서도 USC는 종합대학(National University)분야에서 21위에 랭크돼 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USC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조 회장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인하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79년 USC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조 회장은 1997년께 USC 재단이사에 오른 이후 20년 넘게 재단이사 명단에 올라있다.
이 곳에서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은 경영학 석사를, 장녀와 차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는 각각 경영학 석사와 커뮤니케이션 학사 학위를 받았다. 조 회장의 동생인 고(故)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역시 USC에서 각각 경영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의 대학은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를 두고 있다. 또 동문 기여 입학제도를 둬 가족 중에 동문이 있는 경우 기부금 액수에 따라 가산점을 준다. 조양호 회장이 USC 출신이니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을 기부했다면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어렵지 않게 학위 취득이 가능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20세기 초 재정난에 시름하던 미국 대학들이 속속 도입하기 시작한 입학사정관제는 미국식 시각에서는 성공한 제도이다. 미국 대학도 통상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지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기부금이나 학생의 특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입학이 가능하다. USC를 성적으로 입학하려면 상위권 10%내에 들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지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모든 학생을 성적 순으로만 뽑지 않는다. 하버드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6년 조양호 회장은 USC의 한국학 연구소에 발전기금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외에도 21년간 재단 이사로 활동하면서 상당한 금액을 USC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적 사고방식에서 사재(私財)가 아닌 법인 기부금의 혜택으로 삼 남매 모두 USC를 졸업했다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을 최대 고객으로 둔 미국 보잉사가 USC에 기부한 혜택을 한진가 삼 남매가 받았다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2006년 보잉사와 대한항공은 상당한 규모인 25대(55억 달러)를 구입하기로 계약했고 이후에도 수십대의 항공기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보잉사가 USC에 낸 기부금의 혜택이 삼 남매에게 돌아갔다면 적절한 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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