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日 롯데 지분 확대…"경영권 분쟁 방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뇌물공여죄'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 지주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확대해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22일 롯데그룹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1.38%에서 최근 4%로 늘었다. 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1.62%)과 신격호 총괄회장(0.44%)보다 높은 수치로, 신동빈 회장은 이번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곳으로, 한국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등 주요 회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지분을 99% 보유하고 있다.

이곳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다. 총수 일가 중에서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서 씨의 딸 신유미 씨가 각각 1.84%, 1.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 씨 모녀가 실소유주인 페이퍼컴퍼니 경유물산(3.2%)과 클리어 스카이(3.0%)도 지분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개인적인 사안인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1월 롯데쇼핑 주식 100만2천883주를 매도해 확보한 현금 2천146억원 중 일부가 이번에 사용됐을 것으로 관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신동빈 회장이 추가 취득한 지분은 서 씨 모녀로부터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을 다시 일으키며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신 회장 측에서 미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 같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공식 자료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지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의 불을 다시 지폈다.

이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대표권을 반환했어도 이사직을 유지하며 옥중경영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근본적인 쇄신과 재건을 통해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모든 필요한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