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우리 정부가 지난 7일 경북 성주 기지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임시 배치를 완료한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로 한반도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성주 기지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 배치해 사드 1개 포대가 정상배치 완료되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을 통해 "중국의 명확한 입장은 일관되게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것"이라면서 "한미가 중국 등 주변국가들이 안보 이익을 중시하는 데 관심을 갖고 배치 작업 중단과 장비를 철수해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김장수 주중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중국 언론도 나서 막말에 가까운 맹비난에 동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한국의 사드배치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남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해치는 행위"라며 "사드가 북핵과 같이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반입하기 전 중국 정부에 사전 통보했지만, 중국 측은 오히려 이를 북한 핵과 같은 종류의 도발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분노가 이처럼 큰 상황에서 한중 관계는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유통 등에서 중국의 경제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추가적인 경제 제재에 나서면 한중 관계가 파탄 지경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바로 우리의 가장 큰 현안인 북핵 문제에 이어진다. 중국의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여전히 우리 측의 요청에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일본과의 공조 속에 대북 원유 수입 금지, 석유제품 수출 금지, 북한 노동력 해외 수출 금지 등 더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없으면 이뤄지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보다는 대화와 외교적 방법을 강조하고 있어 오는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추가 제재안이 처리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 관련 이익으로 판단하는 사드 배치가 강행되면서 향후 구도는 한·미·일과 중국 및 러시아, 북한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우리 정부의 전략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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