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하드웨어를 통합관리한다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간단하게 쉬고 있는 자원을 바쁘게 움직이는 곳으로 보낼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따로 하드웨어를 별도 설치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만큼 투자 비용이 줄어든다.
5세대(5G) 시대에는 이러한 작업이 필요하다.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이를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 또는 소프웨어정의네트워크(SDN)이라고 한다.
5G는 높은 데이터 대역폭과 빠른 속도 및 저지연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수십억개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연결돼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와 속도, 지연시간, 에너지 및 확장성 등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려면 기존의 네트워크 아키텍처의 전환이 필요하다.
◆ 제온 기반 가상화 강점 '유연성'
인텔은 5G 시대를 맞이해 NFV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찍부터 에코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았다. 인텔에게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강점인 프로세서 판매채널 확대와 새로운 비즈니스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고객사는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을 통해 비용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
네트워크기능가상화(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는 개별적으로 동작하는 네트워크 관련 하드웨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문방구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게임기는 테스리스 등 특정 게임만 구동시킬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일체형으로 제작됐다. 다른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기기를 구입해야만 한다. NFV의 경우 스마트폰을 거론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 기기는 하나지만 그 안에서 여러 게임을 원하는대로 구동시킬 수 있다.
PC에서는 여러 가상화 프로그램이 있다. 맥북의 경우 맥OS뿐만 아니라 윈도를 이용하기 위해 가상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하나의 하드웨어 자원으로 두 개의 OS를 띄워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홍희석 인텔 네트워크 플랫폼 그룹 부장은 "기존에는 회선에 라우터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설치됐어야 했지만 제온 기반으로 가상화를 시켰더니 그 위에 올릴 것들이 많아졌다"며, "기업에서 직접 각각을 설치해야했지만 인텔이 모든 통신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는 패키지를 내놓으면서 이러한 점들을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NFV를 통해 하드웨어의 운영 효율성과 호환성을 달성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인텔 아키텍처를 통해 유연한 네트워크 배치가 가능하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투자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진화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산드라 리베라 인텔 네트워크 플랫폼 그룹 부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는 "인텔은 통합 서버를 갖춘 5G기지국, 가상화된 고객 사업장내 장비(vCPE), 소프트웨어 정의 광대역 네트워크(SD-WAN) 및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통신 장비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텔이 밀고 있는 사업군은 NFV를 활용해 구현한 'vE-CPE' 기술이다. 국내 이통사들과 협업 중인 모델이기도 하다. CPE(Customer Permises Equipment)는 고객이 사업장내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가리킨다. 이를테면 IP전화교환기나 보안장비, 스토리지, 인터넷 회선, 라우터 등이 해당된다. 이들을 소프트웨어 가상화를 통해 하나의 서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인텔의 노림수는 에코시스템을 통한 프로세서 판매 채널 확대다. 인텔은 CPE 시장에서 걸음마 단계다. 서버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갖춘 제온을 통해 이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버는 다양한 OEM들이 제작하고 있다. 인텔 입장에서는 직접 서버를 제작할 필요는 없다. 제온 기반으로만 동작한다면 가상화 및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나스닥은 인텔 NFV 솔루션으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선했다. 나스닥은 민첩성과 컴퓨팅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IT 비용 절감을 위해 가상화를 선택했다. 나스닥 SDN/NFV PoC는 오픈스택, 인텔 제온 프로세서 E5 v3 제푼군, 인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 등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 5G 네트워크 끝단의 지능화
인텔은 5G 시대에서 엔드투엔드 역량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코어 네크워크, 무선기술과 모바일 기기 등을 연결하는 통합화된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산드라 리베라 부사장은 "5G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자사의 신규서비스를 네트워크 엣지에서 빠르고 쉽게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모바일 코어 및 데이터센터로 돌아가는 트래픽의 양을 줄여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대기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선 인터페이스를 통한 성능이 향상될 것이고 액세스 및 엣지 네트워크가 보다 지능화돼 모바일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현재의 서비스 방식이 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서는 지난해부터 이통3사가 LTE 코어 장비를 x86 서버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기지국과 연결되는 일볼브드패킷코어(EPC)를 x86 서버로 가상화하는 과정을 밟았다. 이통사는 이를 통해 5G와 IoT에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장비 구매와 설치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NFV를 활용한 LTE 코어 네트워크 상용화에 나섰다. IoT 전용부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패키징한 vEPC 장비에 인텔의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NTT도코모나 영국 브리시티텔레콤도 vEPC를 지난해 상용화했다.
인텔이 엔드 측면에서의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모바일엣지컴퓨팅(MEC)이다. 랜과 코어 사이에 위치했지만 사용자에게 더 가까운 접점에 위치한다. 간단하게 기지국에 주로 적용된다.
홍 부장은 "자율주행차 등에서 말하는 V2X의 경우 근거리 통신을 주로 하지만 LTE나 5G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게 붙으려면 최저지연을 위해 운전자 가까운 곳에 네트워크 접점이 필요하다"라며, "기지국 업체들과 협업을 하는 한편, SDK를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과거에 없었던 툴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에 가장 가까운 네트워크 자원을 지능화하는 방식이다. 지능화를 위해서는 중앙처리장치나 스토리지 등이 필요하다. 엣지 측면에서의 서버가 추가된다고 볼 수 있다. 가령 기존에는 정보를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할 때 기지국과 유선망 등을 통해 해당 지역까지 넘어갔다가 다시 오는 과정을 거친다. 엔드 측면의 지능화가 가능하면 기지국 안에서도 충분히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PC 웹페이지를 열 때 좀 더 빠른 접근을 위해 캐시메모리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빠른 속도와 초지연성을 위해서라면 필수적인 사항이다.
인텔은 네트워크 엔드 측면에서의 지능화를 위한 제온 D-1500과 아톰 C3000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높은 성능은 제온을, 저전력은 아톰이 쓰인다. 인텔 퀵 어시스트 기술과 통합돼 10기가비트(Gb) 이더넷 연결 포트 2개를 추가 제공한다. 최대 40Gbps 암호화 및 압축 처리 기능을 제공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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