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25일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하이국제모터쇼 참관 결과 북경 현대관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영향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며 "다만 동풍열달기아관에서 느낀 중국 관람객 반응은 차가웠는데 사드 영향보다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이 부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로컬업체의 부상을 고려할 때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된 중국 지리(Geely) 자동차그룹의 신규 친환경차 브랜드 '링크앤코(Lynk&Co)'와 중국 전기차 업체인 넥스트EV의 '니오(NIO)'가 로컬 브랜드의 혁신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중국 로컬 업체들은 해외 메이커 인수·합병, 해외 디자이너 및 엔지니어 영입 등을 통해 디자인과 성능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브랜드 경쟁력이 없다면 더 이상 로컬 브랜드와 가성비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이 고급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고급차 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글로벌 경쟁사 또는 로컬 브랜드와 뚜렷이 구분되는 고급차 브랜드가 없어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 내 일본 양산차 판매는 현대차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지만 렉서스·인피니티·아큐라 등 3대 고급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 인지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고급차 전략을 강화하면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는 글로벌과 로컬의 중간 영역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완성차에 대한 사드 충격은 오는 6월 전후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의 부진은 소비자 외면이 아닌 3월 이후 당국의 개입으로 발생한 것인 데다, 최근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 완료는 한국의 차기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언급한 만큼 5월 중으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그는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와 달리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지 않다"며 "홍콩과 중국이 합작해 민간 상륙 시위를 벌이고, 시위대가 일본차를 공격하던 당시와 이번 사태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으로, 2015년과 유사한 경로의 회복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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