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동안 검찰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15분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9시 21분 서울 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청색 코트를 입은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두 마디 만을 남기고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40분까지 14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핵심은 뇌물죄였다. 박 전 대통령은 11시간 동안 형사8부 한웅재 부장의 조사를 받았는데, 미르와 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이 집중 진행됐다. 조사 후 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문조서를 6시간 이상 검토하고 조사를 끝냈다.
검찰과 특검이 제기한 13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200여개의 질문을 준비해 박 전 대통령의 허점을 뚫으려 노력했고, 박 전 대통령은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담담하게 답변을 했다. 대체로 박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답변을 내놓았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과 특검에서 제기한 의혹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뇌물죄에 대해서는 '사익을 챙기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피의자 신분의 박 전 대통령에 예우 상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특검 대면조사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조사의 녹음·녹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기 전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은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았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최순실과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등 국정농단의 공범들과의 대질신문도 추진했으나 이들이 모두 출석을 거부해 무산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5분부터 조사를 시작해 오전에 약 2시간 30분간 조사했고, 오후에 휴식시간을 포함해 4시간 25분간 조사를 실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점심식사로 김밥과 샌드위치, 유부초밥이 들어간 도시락을 먹었고, 저녁으로는 죽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저녁 식사와 휴식을 한 이후 7시10분부터 다시 조사실로 들어서 조사를 진행했다. 오후 11시 40분 조사는 끝났지만 박 전 대통령이 신문조서 검토에 들어가면서 조사 시간은 오전 6시를 넘겼다.
◆마라톤 조사 받은 朴 전 대통령, 구속 여부 관심
이제 관심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등 공범들이 대부분 구속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더욱이 이들 공범들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했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다는 상황에서 의혹의 최종 책임자인 박 전 대통령이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과 특검을 통해 많은 증거가 나왔음에도 박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 점도 구속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반면,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대선에 영향이 올 것을 우려할 수 있다. 대선이 코 앞으로 닥친 상황에서 보수층의 결집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신병처리를 뒤로 미루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떨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를 하는 방식을 보이고 있다. 수사에 협조적이고, 전직 대통령이어서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판사가 이를 용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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