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오래간만에 색다른 게임을 접했다. '던전앤파이터'로 유명한 네오플이 만든 '이블팩토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일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이 게임에서는 요즘 쏟아져 나오는 양산형 게임에서 살필 수 있는 여러 공통분모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90년대 올드 그래픽을 연상시키는 레트로풍 디자인과 자동전투가 완전 배제된 시스템이 사뭇 눈에 띄었다.
'이블팩토리'는 사악한 악의 세력인 '크라켄'의 무리를 처단하기 위해 남극으로 모험을 떠난 주인공 레오의 모험을 그린 액션 게임다. 화기 전문가라는 설정에 맞게 주인공은 다이너마이트나 화염방사기, 각종 총기 등 온갖 무기를 사용한다.
이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크라켄의 기지로 침투한 이용자는 각 층마다 위치한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보스는 마치 화면 가득 총알을 흩뿌리는 탄막 슈팅 게임에 견줄만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때 단 한 번이라도 피격을 허용하면 주인공이 사망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순식간에 '게임오버'가 되고 말았다.
처음에 주어지는 탄약이 무한대가 아니라는 점도 '이블팩토리'의 높은 난이도에 한몫했다. 허공에 의미없는 공격을 낭비하면 결정적 순간에 총알이 떨어져 무심하게 죽어나가는 주인공을 보기 십상이다. 탄약을 아껴 효과적으로 이용해 보스를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블팩토리'는 이처럼 한 층 한 층 밑으로 내려갈 때마다 접하는 각종 보스와의 전투 패턴을 습득하고 극복해 나가는 게임이다. 레벨을 올리기 위한 반복 사냥을 할 필요가 없는 만큼 자동 전투가 없다고 해서 딱히 불편하거나 어색한 점도 없었다. 잠깐잠깐 짬을 내어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를 누리기에 제격인 게임이었다. 복잡한 패턴을 외우고 순발력을 요하는 '지오메트리대쉬'류 게임에서 겪을 법한 재미가 느껴진다.
게임 초반 개발에 참여한 스탭롤이 나오거나 주요 장면을 극적으로 전환하는 등 영화적 연출을 차용한 점도 눈에 띄었다. 고수가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보스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공략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반적으로 만듦새가 탄탄했다. 단 눈이 침침하고 손가락 움직임이 내 맘 같지 않은 게이머라면 '이블팩토리'에서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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