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초고령 사회' 진입 이후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의 특허가 풀리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공동판매 전략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골다공증과 관련된 사진. 위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860e047255b56e.jpg)
25일 업계에 따르면 프롤리아는 뼈를 파괴하는 'RANKL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파골세포의 활성화를 억제, 골절 위험을 효과를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6개월마다 한 번씩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대한골대사학회, 대한골다공증학회 등 주요 학회는 프롤리아의 효과를 인정해 골다공증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치료 효과에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국내 매출도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기준 17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매출이 473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년 사이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업계는 프롤리아가 기존 골다공증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장기 치료가 가능하도록 의료계의 요구를 충족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암젠은 2017년 프롤리아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달 17일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서, 셀트리온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경쟁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암젠은 전체 매출에서 프롤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기존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근당 역시 오랜 기간 구축한 의료진과의 관계망,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발 기업들의 공세에 대응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최근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를 출시했다. 국내 첫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보건복지부 보험 약가 등재를 통해 프롤리아 대비 28%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가격 인하로 환자 부담을 줄이고 치료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스토보클로는 기존 제품 대비 개선된 주사기 설계를 적용해 의료진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주사 후 자동으로 주사침이 몸통 안에 숨겨지는 구조로 설계돼 한 손으로 간편히 처리가 가능하며, 바늘에 의한 부상 위험도 최소화했다. 또한 주사침을 감싸는 캡에는 라텍스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민감한 환자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SB16'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SB16은 임상시험을 통해 프롤리아와 효능, 약동학, 약력학, 면역원성, 안전성이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식약처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각 ‘오스포미브’와 ‘오보덴스’라는 제품명으로 지난 2월 허가를 획득했다.
![골다공증과 관련된 사진. 위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1d78e4b1d4b492.jpg)
이들 역시 암젠이 종근당과 손잡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던 것처럼, 각각 대형 제약사와 협력해 공동 판매 전략을 택했다. 셀트리온제약은 대웅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미약품과 손을 잡았다. 대웅제약은 전국 종합병원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으며, 한미약품은 향후 SB16이 출시되면 근골격계 치료제 시장에서 쌓아온 영업력과 입지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웅제약은 시장 반응 기반 마케팅 전략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검증 4단계' 전략을 펼친다. 이는 초기 단계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알리고, 의료진과 환자의 반응을 분석해 전략을 정교화하는 방식이다. 한미약품은 논문과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근거 중심 마케팅 전략'을 내세운다. 자사의 골다공증 치료제 '라본디'를 통해 축적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을 위해 대웅제약과 협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먼저 출시하더라도 영업력에 따라 점유율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업계에서 영업력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한미약품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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