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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수장' 경계현 사장이 밝힌 '진정한 리더'의 조건은


"경청 통해 팀워크 조성 가능"…내부 분위기 수습·리더십 부재 등 지적 의식한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계현 DS(디바이스 솔루션) 사장이 또 다시 '진정한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경 사장은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경청하는 것"이라며 "경청을 통해서만 리더는 고객의 요구가 충족되고 각 직원의 고유한 강점, 가치 및 열망이 인정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더는 경청할 때 강력한 팀을 만들고 팀 구성원 간의 협업, 이해 및 성장을 중시하는 회사 문화를 조성해 새로운 차원으로 영감을 준다"며 "모든 사람이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고 경청할 수 있는 '삼성 반도체'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경계를 초월한 혁신은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다"며 "진정한 팀워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마무리 지었다.

경 사장은 지난 달 말에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삼성전자 반도체'에 출연해 사내 소통 채널 '위톡(WeTalk)'에서 언급한 진정한 리더에 대해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위톡은 삼성전자 DS부문 사내 소통문화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경영진이 직접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경 사장은 무가 라치카 그룹의 리더 가비를 언급하며 "진정한 리더란 무한 칭찬으로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며 "리더인 가비의 무한 칭찬이 동료를 마음껏 춤추게 했고, 이는 중요한 리더십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더의 73%가 부정적 피드백, 질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부정적 언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게 만들어 상황에 대한 판단력과 업무 의욕을 저하시킨다"며 "긍정적 언어를 들으면 몸에서 옥시토신 등 호르몬이 분비돼 동기를 부여하고 창의적 사고가 가능해지는 만큼, 상호간 긍정적 대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잘못된 것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가 중요한 상황에서 누구를 혼내고 질책할 시간이 없다"며 "일이 잘 안되면 업무 결과에 대해 담당자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데 왜 잘 못했냐고 질타까지 하면 일을 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진정한 리더는 직원들이 일하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로, 통제가 아닌 돕는 사람"이라며 "내 부서와 다른 부서가 일하면서 생길 수 있는 감정 노동도 리더들이 먼저 나서서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직장인 브이로그 'S로그'에 출연했다. [사진=S로그 캡처]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직장인 브이로그 'S로그'에 출연했다. [사진=S로그 캡처]

이처럼 경 사장이 연일 리더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반도체 부문에서 조단위 적자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한 데다, 최근 사업장 내에서 '랜덤 샘플링'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며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됐던 탓이다.

일각에선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두고 적자를 냈던 2008년 전후와 닮아 있다고 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3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의 유사성 때문이 아닌, 반도체의 핵심 기술 교체 시기라는 점과 삼성 반도체의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반도체 위기를 두고 삼성 내부에서 사업지원팀의 제대로 된 사업지원이 없어서 투자 적기를 놓쳤다는 주장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라인에 100% 올인하면서 R&D를 위한 라인을 확보하지 못해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등의 다양한 불만들을 쏟아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술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에서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팀워크가 중요한 데, 최근 몇 년간 삼성 반도체 내에서 리더는 강한데 팀워크가 무너졌다는 얘기가 돌았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엔 김광호·이윤우·진대제·황창규·권오현·김기남 등 걸출한 에이스(CEO)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었고, 이를 보완한 것이 스텝이고 동료들이었다"며 "팀워크가 좋았던 CEO와 그렇지 않은 CEO 사이에는 그 결과물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올 상반기 수조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은 그 결과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위기는 도약을 위한 준비 단계로, CEO의 개인적 능력이 아니라 팀삼성의 힘을 보일 때"라며 "경 사장도 그 출발점이 팀워크와 리더십이라고 판단해 최근 들어 여러 차례 이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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